[종합] 尹, 현직 대통령 최초 탄핵심판 출석…"비상입법기구 쪽지 준 적 없다"

입력 2025-01-21 16:12 수정 2025-01-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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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 직접 출석

윤 대통령 “재판관께 송구...헌법수호 위한 헌재, 잘 살펴달라”
尹, 비상입법기구 편성·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 있었냐는 질문에 “없다”
헌재 밖에서는 시위대 집결…폭력사태 대비 경찰 병력 4000명 투입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줬다고 알려진 이른바 '비상입법기구 쪽지'에 대해 “준 적 없다”고 반박했다. 또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위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해 본격 변론이 진행되기에 앞서 “업무가 과중한 와중에 탄핵사건으로 고생하는 재판관님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헌재도 헌법수호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에 대해 “공직생활 후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재판관 신문도 짧게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입법기구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준 사실이 있냐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질문에 “준 적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 후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이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비상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모인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더 강한 갑”이라며 “계엄 해제는 국회가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 당시 막거나 연기한다고 해서 막아지거나 연기되는 게 아니라는걸 말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계엄 포고령 집행 의사와 실행 계획은 없었다”며 “포고령은 계엄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이지 구체적인 의사가 없었으므로 실행할 계획도 없었고, 포고령을 집행할 기구 구성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고령 1호는 외형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김용현 장관이 초안을 잡고 피청구인이 검토·수정한 것”이라며 “국회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지 국회 입법 활동이나 비상계엄 해제 결의 등 정상적 국회 행위를 막고자 한 게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나 우원식 국회의장, 법조인 등의 체포나 구금을 지시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21일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5번 출구에 집결한 윤석열 지지자들 (윤희성 기자 yoonheesung@)
▲21일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5번 출구에 집결한 윤석열 지지자들 (윤희성 기자 yoonheesung@)

윤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함에 따라 헌재 밖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됐다. 탄핵 반대 측인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집결을 예고한 이 날 오후 1시가 가까워짐에 따라 시위대가 자리 잡은 헌재 근처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은 윤 대통령 지지자로 가득 찼다. 헌재 근처 거리는 ‘STOP THE STEAL(부정선거를 의미)’이 적힌 피켓을 든 사람들과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자유통일당과 대국본이 이날 집결을 예고함에 따라 헌재 주변 보안도 강화됐다. 경찰은 전과 달리 헌재 주변 거리 곳곳에 저지선을 세우고 통행자들의 신분증을 검사했다.

한편, 재판부는 23일 진행되는 4차 변론기일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 측이 추가로 신청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이 전 행안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재해 감사원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해 24명 이상의 증인을 추가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4일에는 이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공지했고, 같은 달 6일에는 김현태 전 제707특수임무단장, 곽 전 특수전사령관, 박춘섭 수석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월 11일에는 이 전 행안부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은 이달 2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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