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주린이’가 시장서 살아남는 범

입력 2025-01-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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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자본시장부 코스닥팀장

IPO 주식은 상장 1년 뒤부터 투자
단타매매 안하고 과도한 확신 경계
일확천금 아닌 꾸준한 수익이 중요

꽃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도 하고, 실내 공기 정화는 물론 집중력과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반면 가시가 있는 꽃에 찔려 피가 나기도 하고, 독성이 있는 꽃에 건강을 잃기도 한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누군가에는 큰돈을 벌 기회, 기업들에는 수월한 자금 조달을 가능케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꽃에도 양면성이 있듯이 주식시장도 여러 가시나, 독성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주식전문가라면서 책 장사나 유료강의로 돈을 번 사람들이 아닌, 실제 투자로 오랜 기간 살아남은 투자자들에게 최근 주식시장에서 주식 초보자가 살아남기 위한 조언을 물으면 공통된 세 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로 기업공개(IPO) 주식은 상장 전 청약 등으로 매수한 것이 아니라면, 상장 후 1년 전후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기관들의 수요예측 단계에서 뻥튀기가 높아지면서 공모가에 거품이 붙는 경우가 상당수다. 여기에 공모주 상장 당일 가격 제한 폭이 400%로 바뀐 탓에 단타를 노리고 무차별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과 일반 투자자까지 공모주 단타에 몰려 리스크가 커졌다.

결과는 신규 상장 이후 주식시장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품 낀 공모가에 400% 가격제한폭으로 급등 출발한 신규 상장 주식이 1년 안에 마이너스 50%에서 10분의 1 토막까지 나기도 한다. 이젠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들마저도 손실을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상장 이후에는 기자가 취재하려고 해도 바쁘다고 나중에 전화하라는 상장사도 수두룩하다. 신규 상장사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로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되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잦은 매매는 곧 손실이다. 메이저리그서 최고 연봉을 받는 오타니 쇼헤이도 지난해 타율이 3할 1푼대다. 통상적으로 우승하는 팀의 승률도 6할대라고 한다. 그런데 주식을 시작하는 ‘주린이’가 잦은 매매에 나설 때 결과는 뻔하다.

증권사 VIP 중에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으로 매일 수차례에서 수십 차례 매수와 매도하는 고객이 상당수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십억 원 고객이 한번 산 주식을 일 년에 한 번 매매하는 것보다 수백만 원으로 단타를 하는 고객에게 얻는 수입이 더 크다. 따라서 이들을 VIP로 선정해 각종 선물과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럴 때 오랜 기간 주식시장에 살아남아 수익을 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공통된 이야기다. 잦은 매매로 증권거래세와 증권사 수수료를 많이 냈다고, 주식 계좌가 깡통이 됐을 때 돌려주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종교 외에는 모든 것을 신격화하지 않는다. 도박하다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공통된 점은 한때 도박으로 연달아 이겨 큰돈을 만져 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한 번, 두 번 연달아 투자 수익을 내면 자신감을 넘어 자신을 맹신하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맹신하다 보면 기존 수익금에 대한 자산 배분이나, 리스크관리를 하지 않고, 빚까지 더 끌어다 투자하다가 주식시장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혹은 누군가가 한 종목을 추천했는데 그 종목이 몇 배에서 몇십 배 오르면 그 종목을 추천한 사람을 신격화해 교주처럼 떠받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해당 종목이 상장 폐지가 돼도 다시 살아나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 종목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두 번 투자로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는 단발성이 아니다.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을 만들듯 지속적인 투자로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이 진정한 투자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 원금을 지켜야 한다. skj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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