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 'D-1'…회심의 카드 막힌 최윤범 회장 전략은

입력 2025-01-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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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이사회 장악 못하면 경영권 분쟁 장기화 전망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은 지속 추진…3월 주총 변수 될 듯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고려아연 경영권 향방을 가를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이 법원에 가로막히며 열세에 놓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최대한 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가 이사회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3월 정기주총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이사 수 상한 19명 제한, 신규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심의·표결한다.

지분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최 회장 측이 추진한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은 무산됐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해당 안건 상정을 금지해 달라는 영풍 측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다.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해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을 저지하려던 시도는 어려워졌다.

양측의 지분 차이를 고려하면 이사 수 제한을 19명으로 두는 정관 변경 안건도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관 변경은 주총 특별 결의사항이라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의결권 기준 지분율 46.72%를 확보한 영풍·MBK 측만 반대해도 부결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최 회장 측은 7명, 영풍·MBK 연합은 1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만약 이사 수 제한 없이 일반투표 방식으로 영풍·MBK가 추천한 후보 14명이 모두 선임될 경우 영풍·MBK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관건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제3 주주들의 표심이다.

고려아연 지분 4.51%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최 회장 측 후보 3인과 영풍·MBK 측 3인을 반반씩 찬성했다. 반면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노르웨이 정부연기금 등은 영풍·MBK 측 후보에 찬성 표를 던졌다.

MBK에 따르면 국내외 총 19개 기관투자자 중 16개 기관투자자가 영풍·MBK 측 이사 후보들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1곳은 양측 후보를 반반씩 지지했고,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를 지지한 기관투자자는 단 2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다만 최 회장 측도 추천 후보 7명을 모두 이사회에 진입시키면 최 회장 측 18명, 영풍·MBK 측 15명이 돼 영풍·MBK의 경영권 확보가 어렵게 된다. 이 경우 경영권 분쟁 국면은 3월 정기주총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려아연의 반격 카드도 남아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선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이 어려워졌을 뿐,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한 표결은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최 회장은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집중투표제의 취지가 소액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에서 '소수주주 보호'를 내건 최 회장 측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MBK 측이 지분율 과반을 넘지 못하면 계획대로 14명 이사를 모두 선임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면서 "경영권 분쟁이 3월 정기주총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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