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인하 신호탄…보험사들 '울며겨자먹기' 동참

입력 2025-01-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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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올해 1.0% 인하…"당국 상생 기조 발맞춰"
주요 손보사 인하 검토 중…작년 손해율 83.3% 수익성 악화

메리츠화재의 22일 자동차보험료 조정 발표는 손해보험업계의 인하 행렬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적자 전환이 우려되는 등 보험료 인상 유인이 크지만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다른 손보사들도 마지못해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0% 인하할 예정이다. 최종 인하 시기는 3월 중순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로써 메리츠화재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보험료를 낮췄다.

메리츠화재 측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물가에 따른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선제적 인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료 조정을 검토 중이다.

애초 손보업계는 지난해 급증한 손해율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지자 추가적인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4대 손보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추산 손해율은 평균 83.3%로 전년 동기 79.8% 대비 3.5%포인트(p) 상승했다. 개별사로 보면 삼성화재가 83.2%, 현대해상이 84.7%, KB손해보험이 83.7%, DB손해보험이 81.7%로 집계됐다.

10월까지만 해도 평균 81.5% 수준이었던 손해율은 11~12월 폭설과 한파로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어나면서 급등했다. 12월 삼성화재는 94.1%의 손해율을 기록했고 현대해상 97.6%, KB손해보험 92.5% 등 90%를 웃돌았고 DB손해보험은 87.8%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수입보험금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대형사는 82%, 중소형사는 80% 이하를 손실 없는 적정 손해율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들어 추가적인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면서 손보사들이 줄줄이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료는 본래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2500만 명 규모인 의무보험이라 금융당국이 우회적으로 보험료 책정에 개입한다.

손보업계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자동차보험료를 1.2~1.4%. 2.0~2.1%, 2.5~2.8%씩 인하해왔다.

손보업계가 ‘울며 겨자먹기’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서게 되면 대형사들의 자동차보험 적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보험료 동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차보험료를 내릴 여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나머지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인하가 어렵지만, 금융당국 기조에 맞춰 내리거나 동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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