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더 많이 수입하고 싶어” 미국 달래기
무역협정 재협상 카드라는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어 중국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멕시코와 캐나다로 펜타닐을 수출한다는 사실에 근거해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1기 행정부 시절) 중국에 큰 관세를 부과했고 수천억 달러를 가져왔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중국은 미국에 10센트도 낸 적 없었다”고 단언하면서 관세 계획을 언급했다.
취임식을 며칠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사실도 언급했다. 다만 “그가 내 입장을 알고 있다는 것 외에 관세에 대해선 많이 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인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 관세는 틱톡 매각에 달렸다”면서 조건부 입장을 보였다. 그는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가 (매각을) 승인할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중국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딩쉐샹 중국 부총리는 이날 다시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무역흑자를 추구하지 않으며, 균형 잡힌 무역을 촉진하고자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수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호무역주의는 어느 곳으로도 이끌지 못한다”며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우리 팀이 논의하고 있다”며 추가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을 압박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조기 재협상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이용해 USMCA 자동차 관련 규정을 변경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자동차 공장을 이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관세를 협상 카드로 쓰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급격하게 바뀐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펜타닐 단속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그런 쓰레기(펜타닐)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관세 위협으로 중국이 치명적인 이 약물을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그들은 우리에 아주 매우 나쁘다. 우려할 만큼 큰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며 “그들은 관세를 물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