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시구역에 있는 푸바오…팬들이 걱정하는 이유 [해시태그]

입력 2025-01-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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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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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판다의 대형사고. 용인 에버랜드 쌍둥이 아기판다 중 언니인 루이바오가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요. 12일 오전 루이바오가 생애 처음으로 야외 방사장 나무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평소에는 대나무 가림막으로 올라가지 못했지만, 눈 무게에 내려온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간 거죠.

꼭대기 가느다란 가지 위까지 올라간 루이바오의 모습은 주키퍼(사육사)와 관람객들을 불안하게 했는데요. 이것이 끝이 아니었죠. 엄마 아이바오와 주키퍼의 외침에 내려온 루이바오가 나무와 대나무 가림막 사이에 쏙 빠져버렸는데요. 좁은 공간에 끼인 루이바오는 구조 요청을 보내는 듯 “낑 낑” 소리를 냈고, 주키퍼가 출동해 대나무 가림막을 다 뜯어낸 후에야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루이바오의 탈출 소식을 들은 ‘바오 패밀리’의 팬들은 모두 입을 모았는데요. 바로 “역시 푸바오 동생이다”라고 말이죠.


(출처=쓰촨성 워룽 판다기지 웨이보)
(출처=쓰촨성 워룽 판다기지 웨이보)


바오 팬들에게 국내 첫 자연 번식 아기판다 푸바오는 ‘첫사랑’이었는데요. 현재 쑥쑥 자라고 있는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도 항상 푸바오를 떠올리곤 하죠.

쌍둥이 판다의 100일, 200일, 300일에도 푸바오의 그때가 생각나고, 쌍둥이 판다의 몸무게를 봐도 “아직 푸언니 따라오려면 멀었네”라는 마음이 먼저 드는데요. 그만큼 푸바오는 그저 애틋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런 푸바오의 소식을 한 달이 넘도록 직접 마주할 수 없는데요. 푸바오가 비전시(비공개)구역으로 이동한 뒤부터죠.

쓰촨성 워룽 자이언트 판다원 선수핑기지에 머무는 푸바오는 지난달 3일 경련 증상을 보이며 팬들의 우려를 샀는데요. 푸바오의 상황을 확인한 관람객이 사육사에게 알리면서 푸바오는 내실로 들어가 정밀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기지 측은 공식 웨이보(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검사 결과 푸바오 건강의 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푸바오의 정신, 식욕, 움직임, 배변 활동은 모두 정상”이라고 덧붙였죠. 푸바오의 경련 증상에 대해 이렇다 할 검사 결과를 듣지 못한 팬들은 곧이어 폐원 공지까지 마주했는데요.


(출처=쓰촨성 워룽 판다기지 웨이보)
(출처=쓰촨성 워룽 판다기지 웨이보)


지난달 31일까지 기지 내 보도블록 공사를 위해 임시 폐원했던 선수핑 기지는 새해 첫 개장에 나서며 푸바오를 비전시구역으로 이동시켰습니다. 팬들의 비난을 우려했는지. 기지 재공개 전날에 웨이보를 통해 푸바오 근황 영상을 올렸는데요. 푸바오 1인칭 시점으로 “안녕! 여러분 잘 지내죠?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먹기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고 진료도 잘 받고 있답니다”라고 자막을 달았죠. 그러면서 기지 측은 “푸바오의 외부 간섭을 줄이고 지속적인 관찰을 하기 위해 비공개 구역으로 이동한다”며 “푸바오의 모습은 공식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렸는데요. 혹시나 했던 마음은 1일 기존 푸바오 방사장에서 푸바오가 아닌 챠오챠오가 차지한 방사장을 맞닥뜨렸습니다. 쓰촨성 워룽 자이언트 판다원 선수핑기지 판다 지도에도 푸바오의 이름은 빠진 상태였죠.


(출처=중국 판다보존연구센터 웨이보 캡처)
(출처=중국 판다보존연구센터 웨이보 캡처)


결국 중국 자이언트판다 보존연구센터와 기지 측이 띄엄띄엄 제공하는 짧은 공식 영상 외에는 푸바오의 상태를 지켜볼 수 없게 된 겁니다. 가장 최근 공개된 영상은 20일 자 영상인데요. 연구센터 측은 ‘푸바오 근황 업데이트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푸바오를 공개했습니다. 영상 속 푸바오는 내실 벽에 기댄 채 죽순을 먹고 있었는데요. 자신의 앞에 놓인 죽순을 먹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 보였죠. 1분이 조금 넘는 영상 속 푸바오가 돌아다니거나 운동을 하는 모습은 따로 담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앞서 발견된 경련 증상이 완화되고 치료됐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죠. 영상과 함께 “본격적인 추위가 가고 봄이 찾아왔다. 모든 일에서 평화와 행복, 성공을 기원하며 푸바오의 오늘 영상을 공개한다”라는 멘트 외에는 다른 추가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팬들의 답답함은 커져만 갔습니다.

푸바오 팬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비전시구역의 안 좋은 기억 때문인데요. 지난해 4월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는 공개 전 비전시구역에 머문 적이 있는데요. 당시 열악한 실내와 실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시멘트벽이 드러나는 방사장에 오염된 물, 쥐가 돌아다니는 환경이 하나하나 지적받았는데요. 비난이 쏟아지자 기지 측은 사진을 포토샵 해 뽀얗게 만드는 등의 기행(?)을 보여주며 더 큰 비난을 받았죠. 이어 비공개 접객 의혹까지 흘러나오면서 팬들은 국제서명, 트럭 시위 등으로 단체 행동에 나섰고, 기지 측은 이를 의식한 듯 푸바오 공개일을 앞당긴 바 있습니다.


▲과거 판다 접객 의혹 사진 (출처=웨이보 캡처)
▲과거 판다 접객 의혹 사진 (출처=웨이보 캡처)


그런데 다시 비전시구역으로 이동하면서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 건데요. 실제로 판다 기지 측이 ‘접객 관련 활동’을 한 과거 자료까지 공개되며 불안은 더해졌죠. 실례로 산둥성 린이동물원의 판다 ‘한한’이 있는데요.

2012년생인 한한은 항상 웃는 얼굴로 ‘미소 천사’로 불린 판다였습니다. 사람들과도 가깝게 지낸 탓이었을까요. 일명 판다 사육사 체험으로 불리는 판다 접객에 이용됐죠. 귀빈들이 찾아오면 한한을 만질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코스로 안내한 건데요. 사람들의 손에 노출되면서 피부병을 앓아 눈가 주변 털들이 짜지는 등 고통받고 있죠. 같은 린이동물원 출신인 푸바오의 아버지 러바오도 피부병으로 고생 중인데요. 이에 바오 팬들은 러바오의 예민한 피부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한한은 이후 비펑샤 야안기지의 한 번식장으로 이동했는데요. 지난달 오랜만에 공개된 한한의 눈 탈모와 수척한 모습이었죠. 이곳에서 5년 넘게 생활하면서 이전의 밝은 웃음을 만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해당 광고는 16일까지 시간당 2회, 총 336회가 송출된다. 광고 영상은 30초 분량으로 살이 급격히 빠져 보이는 푸바오의 몸무게 공개, 의혹을 해결해 줄 유일한 방법인 CCTV 설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청원 동참 호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출처=푸바오 팬카페 '푸_키퍼 팀'(Fu_keeper team)과 '푸바오의 행복할 권리')
▲해당 광고는 16일까지 시간당 2회, 총 336회가 송출된다. 광고 영상은 30초 분량으로 살이 급격히 빠져 보이는 푸바오의 몸무게 공개, 의혹을 해결해 줄 유일한 방법인 CCTV 설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청원 동참 호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출처=푸바오 팬카페 '푸_키퍼 팀'(Fu_keeper team)과 '푸바오의 행복할 권리')


그렇기에 푸바오 팬들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비전시구역에서 푸바오가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지 의심이 더해집니다. 실제 푸바오는 중국에서도 인기 판다이기 때문에 만약 한한과 같은 접객에 이용된다면 꽤 짭짤한 수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에 대해서 기지 측은 적극 부인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에 푸바오 처우 개선을 위한 광고를 게재하는 등 선수핑기지에 항의하고 있는데요. 애틋한 ‘첫사랑’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이들의 마음이 훼손되지 않기를, 그저 푸바오의 안녕을 기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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