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웜톤의 시대가 왔다"…올해의 색 '모카 무스' 활용법 [솔드아웃]

입력 2025-01-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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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달콤한 초콜릿, 따뜻한 커피, 바삭한 쿠키…

올해의 색 '모카 무스'(Mocha Mousse)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모카 무스는 단순히 갈색이라고 부르기엔 아쉬운,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상인데요. 팬톤이 꼽은 '올해의 컬러'입니다.

색채 연구소이자 색채 전문기업인 팬톤은 매년 12월이면 이듬해의 트렌드 컬러를 발표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아 선정하는 만큼 팬톤이 꼽은 '올해의 컬러'는 패션, 뷰티, 인테리어, 테크 등 제품 디자인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왔죠.

올해의 컬러도 특별합니다. 상큼했던 지난해의 '피치 퍼즈'(Peach Fuzz)와 달리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눈길을 끄는데요. 지난해 여름부터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드뮤어'(Demure)와도 맞물리는 감성입니다. 팬톤도 모카 무스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드뮤어 트렌드를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색채라고 평가했죠.

올해의 컬러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각종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트렌드에 언제나 발 빠른 K뷰티의 명성도 빛났습니다.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색조의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코덕(코스메틱 덕후)들은 "가을 웜톤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환호하고 있는데요. 뮤트톤이더라도, 쿨톤이더라도 슬퍼하긴 이릅니다.

▲(출처=팬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출처=팬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역대 '올해의 색' 어땠나…색깔이 보여주는 '힘'

팬톤이 처음 발표한 '올해의 색'은 '세룰리언 블루'(Cerulean Blue)였습니다. 희미한 빛으로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하늘을 떠올릴 수 있는 평온한 푸른색이었는데요. 새 천년을 여는 의미 깊은 색깔이었죠.

이후 팬톤은 알록달록 예쁜 색깔을 발표해왔는데요. 다소 칙칙한 색깔을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던 해도 있었습니다. 2006년의 색, '샌드 달러'(Sand Dollar) 때였죠.

무채색에 가까운 이 베이지 계열의 색채는 당시 세계 경제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곳곳에 만연했던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준 건데요. 실로 팬톤이 샌드 달러 컬러를 발표한 이듬해인 2006년 경제 위기가 세계를 덮쳤습니다. 팬톤은 '샌드 달러'를 통해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동시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아 신뢰할 수 있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는 설명입니다.

사회 상황을 담아내는 동시에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기도 합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팬톤은 힘을 북돋우면서도 안정감 있는 두 가지 색을 함께 제시했는데요. 2021년의 색은 '일루미네이팅'(Illuminating)과 '얼티밋 그레이'(Ultimate Gray)였습니다.

팬톤이 두 가지 색상을 동시에 제시한 건 2016년 '로즈 쿼츠'(Rose Quartz)와 '세레니티(Serenity) 이후 처음이었는데요. 2016년엔 이 두 가지 색을 통해 정보화 사회에 지친 현대인에게 안락한 휴식을 제공하려고 했다면, 2021년 선보인 '일루미네이팅'과 '얼티밋 그레이'로는 각각 활기차고 대담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시에 견고하고 안정적인 격려를 전달한 겁니다.

올해의 컬러인 모카 무스에도 현 상황이 반영됐습니다. 리트리스 아이즈먼 팬톤 전무이사는 영국 디자인 전문 잡지 디즌과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오르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오늘날을 언급하며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는 데다가, 계절과 젠더에 구애받지 않으며 활용도가 높은 제품에 집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경기 침체 속에서 이미 갖고 있는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죠. 이러한 욕구에 모카 무스가 제격이었다는 겁니다.

로리 프레스먼 팬톤 부사장은 "내재된 풍부함과 감각적이고 따스한 위로를 담은 은은한 브라운 톤에 주목했다"며 "이 컬러는 편안함에 대한 갈망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타인과 함께 나누고 선물할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의 여유로움을 표현한다"고 전했습니다.

▲(출처=차정원, 맥 코리아, 롬앤, 토즈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차정원, 맥 코리아, 롬앤, 토즈 인스타그램 캡처)

"가을 웜톤들이여, 일어나라"…패션·뷰티 업계도 '브라운 홀릭'

새롭게 제시된 컬러에 가장 신난 곳은 패션·뷰티 업계일 겁니다. 미래를 내다본 듯 지난해 말부터 브라운 계열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었죠.

각종 런웨이에서도 모카 무스 컬러의 아이템들이 등장했습니다. 2025 봄/여름(S/S) 컬렉션에서 에르메스는 베이지부터 카키 브라운 등 다양한 색조의 브라운으로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룩들을 선보였습니다. 샤넬은 중국 항저우에서 연 공방 컬렉션에서 병풍 목재에서 영감 받은 브라운 톤의 의상들을 선보였죠. 펜디 남성복 컬렉션에선 상의부터 신발까지 브라운 톤으로 깔맞춤한 룩이 등장했는데요. 이외에도 더로우, 프라다, 토즈 등 수많은 브랜드가 모카 무스를 활용한 룩을 공개했습니다.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은 맥락이 같았지만, 세부적인 채도와 명도에서 차이를 빚으며 재미를 줬죠.

뷰티 업계도 빠질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롬앤은 23일 '컬러 립 매트'를 출시했습니다. 매트하지만 부드럽게 발려 입술의 세로 주름을 메꿔주는 제형이 특징인데요. 특히 3호 토프 던 발색 사진은 "느좋"(느낌 좋은) 감탄을 자아내죠.

누드 립 강자인 은 올해의 색이 모카 무스인 만큼 누드 립을 제대로 말아줬는데요. 19일 출시된 맥 누드 컬렉션은 21가지 뉴트럴 컬러로 구성됐습니다. '맥시멀 슬릭 새틴 립스틱'부터 '맥시멀 실키 매트 립스틱', '파우더 키스 리퀴드 립컬러', '러스터글래스 립스틱'까지 총 4종류의 텍스처로 누디한 브라운 컬러를 접할 수 있는데요. 쿨 베이지부터 깊은 체스트넛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합니다. 특히 단종 이후 재출시 요청이 밀려들었던 '맥시멀 슬릭 새틴 립스틱' 피치스톡 컬러가 다시 돌아와 코덕들을 설레게 하는데요. 이 립스틱은 과거 '이효리 립스틱'으로 잘 알려져 있던 유명 아이템입니다. 따뜻한 피치 베이지 컬러라 데일리로 활용하기 좋아 보이죠.

아워글래스는 이달 베스트셀러인 '팬텀 볼류마이징 글로시 밤' 신규 색상 4종을 새롭게 선보였는데요. '펄리센트 에디션'은 글로시 밤에 처음으로 펄감을 더한 제품으로, 골드 펄이 섞인 소프트 피치 핑크와 로지 브라운, 로즈골드 펄이 어우러진 딥 로즈 등 컬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모두 차분하고 따뜻한 메이크업을 연출할 때 제격인 색채죠.

최근 다이소에 입점한 딘토의 '프릴루드 딘토 라벨르 로즈 플럼핑 립틴트' 중에선 24호 더스크 로즈 컬러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빈티지한 브릭 로즈 색채가 가을 뮤트, 가을 웜 코덕들의 취향을 저격했는데요. 5000원이라는 찾기 어려운 가격에 심금을 울렸죠. 안타깝지만 이날 기준 다이소 온라인몰에선 24호를 비롯한 전 컬러가 품절입니다.

▲(출처=사나, 제니, 윈터, 기은세 인스타그램)
▲(출처=사나, 제니, 윈터, 기은세 인스타그램)

드뮤어 트렌드, 어떻게 진화할까?

모카 무스에 남다른 관심이 쏠리는 건 과거 팬톤이 꼽은 톡톡 튀는 색깔들과 달리 일상에서 소화하기 좋은, 익숙한 컬러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브라운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죠.

동시에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드뮤어 트렌드에도 제격입니다. 절제된 클래식한 스타일을 이르게 된 드뮤어처럼 모카 무스 역시 차분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죠. 드뮤어와 함께 떠오른 소재, 스웨이드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카 무스의 핵심인 부드럽고 깊은 감성을 내기에 가장 적합한 소재죠.

과거 소비자들이 팬톤이 제시하는 올해의 컬러를 일률적으로 적용했다면, 수년 전 '퍼스널 컬러'(개인별 색상 진단) 열풍이 불고 나서부터는 개인 기호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하늘 아래 같은 색깔은 없다'는 코덕들의 명언을 다시 한번 새길 때입니다.

붉은빛의 브라운 컬러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트렌디한 컬러로 주목받는 코코아 빛 브라운은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죠. 올해의 컬러가 모카 무스라고 쿨톤들이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올해 이어질 모카 무스 룩들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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