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 세계 자연재해 피해 600조원…한국정부 예산 맞먹어

입력 2025-01-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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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억 달러 피해 재난 건수 21건 달해
“기후변화만 원인 아냐
도시 확장 등 복잡한 요인”
올해 글로벌 손실액, 작년 능가할 수도
LA는 새로운 산불에 비상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리타에서 22일(현지시간) 산불이 번지고 있다. 샌타클라리타(미국)/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리타에서 22일(현지시간) 산불이 번지고 있다. 샌타클라리타(미국)/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이 우리나라 1년 예산에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보험 중개사 갤러거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경제가 자연재해와 악천후로 4170억 달러(약 600조 원)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한국 정부 예산(656조6000억 원) 못지않은 규모다.

이 가운데 1540억 달러를 보험사가 부담하게 됐다. 최근 10년 치 평균보다 27% 많다. 지난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안긴 자연재해만 21건 발생한 기록적인 해였다. 보험사에 가장 큰 피해를 안긴 단일 재난은 지난해 9, 10월 잇따라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으로, 각각 약 200억 달러 손실이 발생했다.

재해의 주요 원인으로는 열대성 저기압과 홍수, 대류성 폭풍, 가뭄, 지진 등이 있었다. 1850년 이래 가장 더웠던 것도 피해를 키웠다. 다만 전문가는 기후변화만으로 늘어난 자연재해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짚었다.

갤러거의 스티브 보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기후변화가 손실 증가의 원인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며 “사람들은 한두 가지 원인으로 단순화하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상과 관련한 손실은 도시가 확장되면서 재건비용이 늘어나서 더 커졌다”며 “예를 들어 과거 시골이었던 곳에 폭풍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건물이 더 많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올해의 경우 연초부터 지속한 로스앤젤레스(LA) 대형 산불로 인해 지난해 피해액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그간 LA의 1월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건조한 기후와 동떨어졌던 만큼 이번 산불은 또 다른 기후변화를 암시한다고 WSJ는 짚었다.

보웬 CSO도 “산불 계절이나 심각한 대류성 폭풍 계절이라는 개념은 앞으로 대부분 무의미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과거 건기로 분류되는 시기에 홍수가 나고 반대로 우기에 가뭄이나 산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LA 산불이 바로 이런 경우다.

또 연초 시작한 LA 산불은 여전히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불이 새로 나면서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캘리포니아주 정부에 따르면 LA에서 북서쪽으로 약 45마일(약 72㎞) 떨어진 캐스테이크 호수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금까지 9400에이커(약 38㎢) 넘는 면적이 소실됐고 3만1000명 넘는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몇 시간 만에 이번 산불은 LA 지역을 삼킨 두 개의 초대형 산불 중 하나인 이튼 산불의 3분의 2 수준으로 커졌다.

LA 피해 대부분을 유발한 팰리세이드 산불과 이튼 산불도 더 커질 위험에 처했다. CNN방송은 “지금까지 28명이 사망한 산불 진화에 진전이 있었지만, 강풍이 23일까지 서던 캘리포니아를 강타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더 많은 불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고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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