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실용주의’, ‘친기업’ 노선을 밝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대 야당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어떻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온 국민 앞에서 자신의 정책과 노선을 멋대로 갈아엎을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그동안 노란봉투법·국회증언감정법·상법 개정안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남발했다”며 “기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가 이제 와 기업을 위하겠다고 한다. 스토킹 범죄자의 사랑 고백처럼 끔찍하고 기괴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적 추세인 상속·증여·법인세 인하를 두고 부자 감세라 선동한 게 바로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은 개미투자자들의 염원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오락가락하며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의 ‘한미동맹 강화’ 발언에 대해서도 “과거 ‘소련은 해방군이고, 미군은 점령군’이라고 발언하지 않았나. 2017년 대선 시기엔 ‘주한미군 철수도 각오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종북주의 잔당인 진보당과 선거연합도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인 기본소득마저도 재검토하겠다고 한다. 이건 정말 잘한 결정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바로 전날 지역화폐법을 발의했다”며 “이것은 정치적 자아분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흑묘백묘론’을 들고나와 자신을 실용주의자처럼 포장했다”며 “쥐가 고양이 흉내를 낸다고 해서 진짜 고양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좋은 고양이가 되고 싶다면,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수많은 악법부터 폐기하라”고 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 중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인공지능 산업과 반도체, 로봇 산업의 중요성을 거론했다”며 “이 대표의 기자회견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반도체 특별법을 포함한 미래 먹거리 사업법 등 민생 법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과 지역화폐법, 상법 개정안 등 악법들의 과감한 철회로 국민께 진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회복과 성장’이 이 시대의 가장 다급하고 중대한 과제가 됐다”며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조기 대선을 대비해 자신의 대표브랜드인 ‘기본사회’ 공약 대신 중도층을 겨냥한 ‘민간주도’ 방식의 성장 담론을 내세워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