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 반등한 코스피 '딥시크·美금리' 그림자

입력 2025-01-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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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코스피 2530포인트대 안착
환율 떨어지고 외국인 순매수 전환
딥시크 충격에 미국 기술주 조정
Fed 금리 동결 변수도 악재

▲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등과 환율 하락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하며 2520선으로 마감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68(1.23%)포인트 상승한 2527.49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57.4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등과 환율 하락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하며 2520선으로 마감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68(1.23%)포인트 상승한 2527.49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57.4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로 인한 충격파와 미국의 금리 동결로 설 연휴 이후 증시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연휴 중 딥시크 충격으로 미국의 기술주가 큰 폭 하락했다. 미국 기술주 충격에 1월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및 AI 기업들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코스피 지수는 5.72% 상승하며 2530포인트(p)대에 안착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개월간 109조7200억 원 늘었다. 연말 하락 이후 1월에 반등하는 ‘1월 효과’가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됐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순매수(2400억 원)로 돌아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대통령 탄핵과 체포 영장 집행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환율 등 대내외 악재가 일부 완화했다. 지난해 하락 폭이 컸던 종목들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장 반등의 주요 동력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설 연휴 직전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이 오는 2월에도 1월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은 작년 7월부터 시작된 국내 주식시장 조정의 끝 무렵일 것으로 본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3~4월 수출 증가율이 반등하면서 상승세로 추세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연휴 기간 미국 증시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중국이 미국 오픈AI의 성능을 넘어서는 생성형 AI 딥시크를 공개하면서 미국 증시를 이끌어오던 기술주들이 급락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27일(현지시각) 16.97% 급락한 후 다음 날 8.93% 반등했다가 전날 다시 4.10%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 AI의 출현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AI 산업 구조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날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0.5%포인트(P) 인하를 시작으로 11월과 12월에 각각 0.25%P씩 총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P를 낮췄다. 이복현 원장은 미국의 금리 동결에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향후 발표되는 물가·고용 등 경제지표와 트럼프 정책 영향을 반영해 연준의 금리 경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2월 기업 실적도 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을 1월 기업들의 실적은 비교적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나 2월에는 어닝쇼크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주요 섹터로 화학, 철강, 반도체·장비, 디스플레이 장비·부품을 꼽았다. 모두 국내 대표 수출 산업들이다.

트럼프 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기초체력이 약한 한국증시를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트럼프는 2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도 재시작될 움직임을 보인다. 트럼프 1기 때 미완성으로 남은 중국 때리기가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융시장은 경기 순환적 요인보다 정책변화에 민감할 것”이라며 “결국 트럼프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재화 수요가 늘면서 대외 부문의 완만한 성장은 유효하고, 대통령 탄핵 심리가 진행하면서 대내 정치 불확실성은 정점을 지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취약한 내수 펀더멘탈(경제기초)에 타격이 확인되는 만큼 (한국경제의) 회복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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