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향우’ 할수록 뜬다...김문수·홍준표[범보수 잠룡 ‘찐윤’편①]

입력 2025-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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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약 2주 앞둔 31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유세 지원을 하고 있다.  2018.05.31.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약 2주 앞둔 31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유세 지원을 하고 있다. 2018.05.3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보수 진영 대선주자들이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야권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선두주자가 있지만, 보수 진영의 구도는 안갯속이다. 12·3 계엄부터 윤 대통령 탄핵 등의 정국을 바라보는 눈도 다른 범보수 대권주자들. 설 연휴 이후 본격화될 각축전에 앞서 이들을 들여다봤다.

◇계엄 사과 거부 ‘꼿꼿 김문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자 계속 고용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동근 경총 부회장 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5.01.23. (뉴시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자 계속 고용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동근 경총 부회장 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5.01.23. (뉴시스)

12·3 계엄 이후 윤 대통령의 탄핵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1월 초부터 시작된 국민의힘 지지세 급등이다. 이와 함께 급부상한 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 장관은 최근 여권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스탯리서치(조선일보 의뢰)가 21~22일 실시한 범여권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김 장관이 15%로 1위를 기록했다.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 16.6%)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11%), 오세훈 서울시장(8%), 유승민 전 의원(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7%),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3%)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 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조원씨앤아이(시사저널 의뢰)가 18일~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조기 대선이 열린다는 전제로 ‘이 대표 대 김 장관 양자 가상대결 투표 의향’을 물어본 결과 김 장관은 46.4%, 이 대표는 41.8%의 지지를 얻었다.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6.7%)

김 장관의 급등세는 지난해 12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12·3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할 당시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 야당 의원들이 질타에도 정면만 응시한 김 장관은 ‘꼿꼿 김문수’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후 김 장관은 “기소도 안 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것은 너무 한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해서 기본적 예우는 갖춰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역시 극렬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여론조사와 달리 김 장관은 ‘2025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등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행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김 장관과 친분이 있는 한 여권 인사는 “(김 장관이) 윤 대통령이 탄핵이 되지 않은 시점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행보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대권에 대한 의지는 공개적으로 피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확정된다면 김 장관이 본격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장관이 당 대선 후보로 올라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극렬 보수층에게 인기가 있는 만큼 중도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 때문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3일 MBC 라디오에서 “김문수 후보를 내는 순간 국민의힘은 대선을 무난하게 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전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트럼프’·‘홍카콜라’ 홍준표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6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6 (연합뉴스)

김 장관의 급부상만큼은 아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도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낮게 잡혔던 홍 시장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당내 주목도도 커지는 상황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20일부터 2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홍 시장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7% 지지율을 얻었다.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29.5%) 이 대표가 28%로 압도적 1위인 가운데, 김 장관 14%에 이어 범여권에선 2위를 기록했다.

홍 시장은 일찍이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각을 세우며 ‘정통보수’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지난달 11일 윤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전 한 전 대표가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하자 홍 시장은 “차라리 한동훈과 레밍들은 탄핵에 찬성하고 유승민, 김무성처럼 당을 나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두고 여권 관계자는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친윤석열) 표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당내 후보가 결정될 텐데, 홍 시장은 이를 고려해 윤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자신을 세우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홍 시장이 유력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설 연휴가 끝난 후부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찌감치 지난달 26일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안 가나”라면서 “조기 대선과 정상 대선, 임기 단축 대선 등 모든 경우에 대비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당장 29일 설 특집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유시민 작가와 토론하는가 하면, 다음 달에는 자신의 정치 비전을 담은 책 ‘꿈은 이루어진다’를 출간할 예정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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