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를 중심으로 한 등록금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등록금 인상에 반발해 온 이화여대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분의 사용처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에 나섰다.
28일 박서림 전국대학등록금인상 공동대응 사무국장(이화여대)은 기자에게 “대부분 대학들의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서 이화여대의 경우 학교가 결정한 인상분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어떻게 사용할지(를 정하는) 협의체를 꾸려서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사무국장은 “학교 측과 (등록금 사용에 대한) 학생 요구안을 어떻게 논의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 “추경에 (학생 요구안을)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 2~3월 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이어 “다른 대학 총학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들었는데, 개별적인 대학 내부에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2월 중 등록금 납부 시기에 맞춰서 고등교육예산과 관련한 토론회 개최와 교육부 관계자와의 면담 등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기획국장은 “등록금 인상 이후에도 고등교육재정 전반에 대한 문제점이나 등록금 인상 과정에서 드러났었던 사립대학 재정 구조의 한계라든지 비민주적인 등심위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대넷도 함께 참여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거나 논의 중인 대학은 40곳에 달한다. 지난 21일 기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집계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대학은 27곳이었으며, 인상 결정이 진행 중인 학교는 13개교였다. 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사립대 26곳에 그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동국대의 경우 올해 학부 등록금을 전년 대비 4.98%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교내에는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납득할 환경부터 조성하라” 등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붙었다. 고려대에서도 올해 등록금을 전년보다 5.49% 인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을 착취하는 등록금 인상안을 당장 철회하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시됐다.
전대넷은 지난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가 열린 장소 앞에서 시위를 열고 “등록금 인상은 학생들과 가정에 재정적 부담을 안겨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대학 재정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적립금 사용, 사학법인 책임 확대, 고등교육 재정 확대 등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부터 바로 잡아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