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주가 상향 가장 많았던 업종은 '조선'…이차전지·반도체·건설 어려워

▲ HD현대중공업이 18일(수) 울산 본사에서 3,600톤급 신형 호위함 선도함(울산급 Batch-Ⅲ)인 ’충남함’의 인도식을 개최했다.

증권사들이 조선 업종의 목표주가를 올리는 증권리포트를 가장 많이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 업황은 '슈퍼 사이클'로 불리는 호황을 맞고 향후 3년 이상의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확보 중이다. 반면 철강, 반도체, 건설, 이차전지 업종은 평균 10곳 이상 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가에서 목표가를 상향하는 리포트가 최다 배출된 곳은 HD현대중공업(10곳)이었다. 이어 한화오션(9곳), 삼성중공업·HD현대미포(7곳)까지 모두 조선업이 차지했다.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는 연초 iM증권이 제시한 최저 25만5000원에서 지난 23일 미래에셋증권이 최고 38만3000원까지 올려잡았다. 고가 선박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사업이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는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지난 20일 최고 6만1000원까지 올려잡았고, 삼성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의 목표주가도 각각 1만8000원, 20만 원까지 상향됐다. DB금융투자는 한화오션에 대해 "미 해군 지원함에 대한 MRO 2척 레코드를 보유해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미국향 발주의 주요 수혜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밖에 HD현대일렉트릭(7곳),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글로비스(6곳), NAVER(5곳), 두산·삼양식품·HD한국조선해양·LS ELECTRIC·현대모비스·JYP Ent.·한화시스템(4곳) 등의 목표주가를 다수 증권사가 올려잡았다.

새해 목표주가 하향이 가장 많은 기업은 POSCO홀딩스였다. 증권사 12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으며, 이중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목표주가와 함께 주당순이익(EPS)도 내려잡았다. 주당순이익은 기업의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지표로 해당 기업의 순이익이 그만큼 내려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가장 낮은 목표가(38만 원)를 제시한 곳은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이었다. 철강 판매량이 소폭 개선되고도 이차전지 사업에서 유의미한 실적 기대감이 나타나지 않는 점이 최대 리스크로 지적됐다. POSCO홀딩스 영업이익의 65%를 차지하는 철강 부문은 스프레드 개선 효과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료가와 판가 동시 하락으로 롤마진 개선은 부재하다"며 "포스코퓨처엠 또한 부진한 업황과 양극재 불용재고손실로 인해 영업적자가 전망되면서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한 이차전지 사업 부문은 지난 11월 광양광석리튬2공장 준공으로 소폭 적자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미약품도 증권사 12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으며, 삼성전자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11개나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커졌음에도 올해 실적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주력 캐쉬카우(현금창출원)인 낸드의 경우 경쟁사들의 감산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V자 반등은 힘들 것"이라며 "체질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박스권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삼성SDI·LG전자(10곳), LG이노텍·HDC현대산업개발(8곳), 현대제철(7곳), 포스코퓨처엠·대우건설·포스코인터내셔널·LG에너지솔루션(6곳) 등의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다수 발간됐다. 개별 종목에 대해 목표주가가 상향된 기업은 80곳에 그치는 반면, 하향 기업은 135곳으로 60% 이상 많아 올해도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의 부진한 장세를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