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점 점주 2년 못 버티고 문 닫기도
“올해 경영성과 더 나쁘다” 66% 달해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요. 아예 지갑이 굳게 닫혔다는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경기침체가 길게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 폐업한 소상공인이 100만 명을 돌파하리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가까스로 버텨낸 소상공인들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소비심리 위축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6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 씨는 “오피스 상권이라 원래 점심에 바쁜데 요즘에는 진짜 사람이 없어 너무 어렵다”며 “매출은 지금 거의 ‘반타작’ 났고, 예전보다 반도 못 팔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출근 손님들로 인해 오히려 아침 장사가 점심보다 잘 된다”며 “저녁때도 사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동네 전체가 한산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카페 운영은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윤 씨는 “나라 정세도 안 좋고, 그 탓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지금이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 때는 모임 제한 등이 있었지만 돈은 썼다”며 “지금은 잘 나오지도 않고 돈도 안 쓴다”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씨도 “아무리 설 전이라고 하지만 손님 구경하기 힘들다”며 “작년부터 그랬지만 이번 달은 연휴도 있고 정말 심각하다”고 한탄했다.
카페, 식당 등은 상권에 따라 손님이 몰리는 시간은 다르지만, 공통으로 방문객 자체가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의도 식당은 직장인을 상대로 점심에만 간신히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사업주는 “점심에 그나마 사람들이 오고 저녁에는 정말 없다”고 말했다.
비단 요식업만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 아파트 단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던 점주는 2년을 채 못 버티고 문을 닫게 됐다. 임대료는 높고 고정비는 자꾸 늘어가는데 매출은 기대에 못 미쳐서다.
미용실 원장 김모 씨는 “머리를 마냥 기를 순 없으니 손님이 아예 끊기지는 않는다”면서도 “방문 텀이 길어지고, 펌이나 염색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시술을 줄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올해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걱정도 많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경영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소상공인은 13.4%에 불과했다.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20.5%를 기록했고,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66%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