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에 에어부산까지…잇따른 LCC 사고, 신뢰도 추락할라

입력 2025-01-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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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CC 이용객 FSC보다 많아
과도한 운항·부족한 정비사 등 지적
국토부 주재로 LCC 안전 대책 마련

▲국내 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
▲국내 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발생 한 달여 만에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안전 강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 원인은 기체결함이 아니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지만 잇따른 사고에 소비자들의 ‘LCC 포비아(공포)’ 현상이 우려되면서다. LCC 여객 수가 연간 3000만 명 시대를 연 가운데 보다 강화된 항공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곳 LCC(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인천·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의 국제선 이용객은 3153만94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 2968만 명보다 200만 명 이상 많은 수치다.

LCC는 FSC보다 저렴한 가격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노선 확대로 인기를 끌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회복세 이후 이용객은 더욱 급증했다. 동시에 잦은 고장과 결항, 잇따른 안전사고로 소비자 불만도 늘어났다. 특히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일어난 에어부산 화재는 LCC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잦은 운항·정비 인력 부족 꾸준히 지적

▲29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소방당국, 공항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을 보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 탈출했다. (연합뉴스)
▲29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소방당국, 공항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을 보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 탈출했다. (연합뉴스)

항공기 수 대비 정비사 인력이 부족한 LCC들이 안전보다는 수익추구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LCC가 보유한 항공기 대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잦은 운항으로 인해 정비할 시간이 없다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에어부산의 HL7763 항공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항 노선은 김포~제주, 제주~김해, 김포~김해, 김해~마카오 등으로, 운항 시간은 총 15시간 42분에 달했다. 제주항공 참사 발생 여객기 7C2216편도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 태국 방콕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비사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최소 12명’ 조건을 충족한 항공사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불과했다. 다만 해당 항공사들도 코로나19 기간에는 기준을 지키지 못했었다.

국토부 주재 ‘LCC 안전 대책’ 마련 중

시장에서는 LCC 국제선 탑승객 규모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전 체계 정비를 보다 확실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이달 23일 국토부는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국내 9개 LCC 최고경영자(CEO)와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열어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항공사들은 항공기 가동률을 낮춰 정비 시간을 추가 확보하고, 정비사와 정비 설비 등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는 LCC를 비롯한 11개 국적 항공사와 전국 공항의 안전 체계와 시설 등을 살피고,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4월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CC가 수익 추구에만 급급하고 근본적인 안전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항공 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라며 “LCC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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