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구촌 덮친 ‘딥시크’ 충격, 우린 뭘하고 있나

입력 2025-01-3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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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쓰나미급 충격파를 몰고 왔다. AI 대표기업인 엔비디아 주가부터 크게 출렁인다. 뉴욕증시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16.97%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애플을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기업이다. 하지만 졸지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튿날엔 8.93% 반등했으나 29일 다시 4.10% 미끄러졌다.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AI 패권도 시험대에 섰다.

엔비디아가 두각을 드러낸 것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경쟁력으로 AI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딥시크가 20일 출시한 ‘딥시크 R1’ 등 저비용·고성능 모델의 잠재력이 그렇게 크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인 마크 앤드리슨은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했다. 1957년 미국 사회를 놀라게 했던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위성 발사 충격까지 소환한 것이다.

미국 빅테크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 기술이) 정말 사실이라면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여러분(미국 빅테크)도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경각심을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대중국 AI 칩 수출에 대한 추가 제재도 검토 중이다. 오픈AI와 MS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이들은 29일 딥시크가 오픈AI의 데이터를 도용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그만큼 위협적이란 얘기다. 딥시크가 ‘V3’ 모델 개발에 쓴 비용은 고작 558만 달러라고 한다. 메타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 모델에 들인 비용의 10분의 1이다. 이 또한 쇼크다. AI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정부는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민관 원팀의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도 시작했다. 하지만 탄핵정국으로 인해 배가 뜨기도 전에 가라앉은 인상을 주고 있다. 딥시크를 보면서 심기일전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2일 2조 원 규모의 민관 합작 투자로 AI컴퓨팅 센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5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마중물을 부을지, 딥시크 사례를 잘 살피면서 성찰할 일이다.

관련 업계 분발도 필요하다. 딥시크를 창업한 85년생 량원펑은 좋은 거울이 될 수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딥시크가 기술적 능력을 우선시하는 채용으로 “AI 개발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가진 고도로 숙련된 팀을 구성했다”라고 평가했다. 우리 기업들도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정치권도 원팀이 돼야 한다. AI라는 기관차를 끌고 갈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반도체특별법 등 ‘미래 먹거리 법안’ 처리부터 서두를 일이다. 인재 양성도 급하다. 창의적 인재를 키우고, 혁신의 장을 조성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줘야 한다. 정쟁으로 날밤을 새울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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