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왕자 '방어'…우리가 비싸도 자주 찾는 이유[레저로그인]

입력 2025-01-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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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출처=EBS 극한직업 대방어편)
(방어. 출처=EBS 극한직업 대방어편)

추운 겨울, 차가운 바다에서 더욱 맛이 오르는 제철 생선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겨울철이 되면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지방 함량이 증가해 더욱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생선, '방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한국에선 '방어', 일본에선 '출세어'

겨울철 대표 횟감으로 사랑받는 방어는 예로부터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방어라는 이름에도 흥미로운 유래가 있는데요, 먼저 한자로 '막는다'의 방(防)과 '지킨다'의 어(禦)라는 의미로 불렸습니다. 방어는 큰 무리를 지어 다니는 어종이었고, 방어 떼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리 지어 다니며 적을 막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방어(防禦)'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다른 유래는 방어가 활동량이 많고 힘이 좋은 생선이지만, 한 번 그물에 걸리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에 어부들은 이런 성질을 보고 '그물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라는 의미에서 '방어(防禦)'라고 불렀다는 얘기도 내려옵니다.

방어는 일본에서도 꽤 유명한 생선인데요, 일명 '출세어'라고 하며 생선이 성장하면서 이름이 바뀌며 성장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방어가 '모치', 조금 큰 모습이면 '잿방어', 완전히 큰 성어가 되면 '방어'라고 부릅니다.

방어가 한국에서 인기 생선이 된 이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과거 한국에서 방어는 대중적인 생선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주 방어 축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먹방 열풍, 일본 출세어 문화의 영향으로 방어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방어가 많이 잡혀 가격이 저렴했고, 너무 기름져서 ‘물리기 쉬운 생선’이라는 인식이 많았죠. 그래서 과거에는 주로 젓갈로 만들거나 조림으로 요리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부패 속도가 빠르고 기름기가 많아 비린 맛이 강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즐겨 먹지 않았죠. 게다가 냉장·냉동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보관이 어렵고 선도가 빠르게 떨어져 시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어종입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유통 기술이 발달하면서 신선한 상태로 공급될 수 있게 됐고, 방어의 기름진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겨울철 방어를 찾게 된 것입니다.

방어는 어디서 가장 많이 잡힐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방어는 제주도, 여수, 거제도, 동해안 등에서 많이 잡히며, 특히 제주도는 국내 방어 어획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지역입니다. 제주도에서는 매년 겨울 ‘방어 축제’가 열릴 정도로 방어가 지역을 대표하는 어종이죠. 특히 제주 방어는 강한 조류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하고 씹는 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인데요. 이 때문에 횟집에서도 ‘제주산 방어’를 앞세워 홍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는 방법도 다양한데요. 겨울철 방어의 최고 인기 메뉴는 단연 '회'일 것입니다. 뱃살 부위는 기름기가 많고 부드러우며, 등살은 탄탄한 식감이 일품이죠. 또 기름진 맛을 중화하기 위해 겨자 간장이나 초고추장과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방어의 머리는 특히 기름이 많고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구이로 먹으면 고소한 맛이 극대화됩니다. 소금구이로 즐기면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이 조화를 이루며, 간장 양념을 발라 구우면 더욱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무와 함께 조림으로 조리하면 기름진 방어의 맛이 무와 어우러져 깊고 진한 감칠맛을 선사하고, 얇게 썬 방어를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쳐 먹으면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제철 생선인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겨울철 방어를 접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너무 높다며 다양한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광어나 연어 등 생선회의 대(大)자가 6만~7만 원이면, 방어는 대자가 10만 원을 훌쩍 넘기죠. 전국에서 방어회가 가장 맛있다고 꼽히는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바다회사랑' 식당도 대자가 10만9000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방어가 비싼 이유는 다양하게 있는데요. 먼저 올겨울 어획량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방어는 주로 제주도와 남해,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인데, 올해는 기후 변화와 해류 흐름의 변화로 인해 방어가 예년보다 적게 잡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어는 수온이 낮아지는 11월부터 제주와 남해로 이동하는데, 최근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방어 이동이 지연됐고, 예년보다 어장이 형성되는 시기도 늦어졌습니다. 특히 어장이 늦게 형성되면서 조업 기간이 짧아지고, 공급량이 줄어들며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겨울철 대표적인 인기 생선으로 자리 잡으며 소비량이 증가한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집에서 고급 해산물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방어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SNS와 유튜브를 통한 '방어 먹방' 콘텐츠의 인기도 방어 소비량 증가에 힘을 실었죠.

다만 방어 가격은 해마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조금씩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1~2월 중순이 지나면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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