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박정부 회장, 1992년 아성산업 설립...2023년 일본 지분 청산해
일본제 가성비 제품 소비 수요 적극 대응…외형성장 고삐 당겨

일본 불매 운동, 이른바 노재팬(No Japan) 영향으로 2019년 아픔을 겪었던 다이소가 일본산(made in Japan) 상품을 확대 중이다. 다이소 상품은 국산·중국산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일본산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적극적인 대응으로 외형 성장 고삐를 죄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0일 균일가 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다이소몰 애플리케이션(앱) 안에 ‘일본제 상품 모음전’이라는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기획전은 올 연말인 12월 31일까지 상시 열린다. 이곳에서 아성HMP가 수입한 ‘메이드 인 재팬(일본산)’ 상품을 판매한다. 다이소가 앱 내에서 일본산 상품을 한 데 모아 기획전을 연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다이소는 다이소몰 앱을 통해 주방용품, 청소·욕실용품, 수납 용품, 문구 등 360여 개의 일본산 상품을 판매 중이다. 신상 코너까지 갖춘 만큼 향후 판매하는 일본산 상품 품목 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이소의 변화의 움직임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감지됐다.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점포 내에 일본산 상품만을 한 데 모은 전용 매대를 설치 중이다. 다이소 강남본점, 명동본점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다이소 매장에서 일본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카테고리 별로 나눠진 상품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어야했는데 전용 매대를 통해 이 같은 쇼핑 불편을 해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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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업계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다이소 입장에서 일본은 불편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현재 아성다이소는 일본 지분을 완전히 청산한 상태이지만 2019년 노재팬 당시 일본 측 지분 투자와 다이소라는 브랜드 때문에 일본계 기업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성다이소의 전신은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아성산업이다. 박 회장은 1997년 아스코이븐프라자 1호점을 열면서 생활용품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1년 일본에서 100엔샵 다이소를 운영해온 다이소산교가 약 4억 엔(38억 원)을 투자하면서 사명을 아성다이소로 변경했다. 다이소산교는 당시 투자로 지분 34.21%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지만 2023년 12월 아성다이소의 최대 주주인 아성HMP가 이들의 지분 전량을 인수, 일본 지분을 완전히 청산했다.
노재팬 영향으로 아픔을 겪은 다이소가 일본산 상품 구색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을 취한 건 외형 성장 전략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부터 다이소에서 가성비 좋은 일본산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적극적으로 대응해 매출 확대로 이끌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지난달말부터 현재까지 ‘일본제’가 다이소몰 앱 인기검색어 1위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다이소몰 앱 사용자 수는 335만 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가성비 일본산 상품을 소개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다이소는 연 매출 ‘4조 클럽’에 입성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아성다이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이소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3조46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비슷한 매출신장률을 작년에도 기록했다고 가정하면 2024년 4조 클럽 입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고객들이 가성비 높은 일본산 상품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상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매장이나 다이소몰에서 기획 코너를 운영 중”이라면서 “일본산 상품은 예전부터 판매를 해 왔던 상품이지만 고객들이 꾸준히 구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