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도 올트먼과 회동, AI 반도체 협력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했다. 전날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이재용 회장이 올트먼 CEO를 만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협력에 나서자, 손 회장이 한국을 찾는 파격 행보로 ‘한미일 AI 동맹’에 속도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손정의 회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회장과 샘 올트먼 CEO와 3자 회동을 진행한 뒤 취재진과 만나 "좋은 논의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3자 회동은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는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와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앞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21일 오라클과 함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만들고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계획을 내놨다. 여기에 반도체·하드웨어 열쇠를 쥔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삼성도 참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더 논의할 것이고, 좋은 논의를 했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앞서 회동에 들어가기 전에는 "스타게이트 업데이트와 삼성 그룹과 잠재적 협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앞서 지난 2022년 ARM 매각을 고민할 때 한국을 찾아 이 회장을 만나는 등 주요 사업 행보 때 삼성과 협력을 타진해 왔다.
이번 3자 회의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주요 경영진들과 르네 하스 Arm CEO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스 CEO는 이날 손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았다.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오전 9시40분께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오픈AI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 행사에 앞서 올트먼 CEO와 만나 AI 협력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도 함께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반도체 분야와 AI 비서 서비스 협력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올트먼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방한한 올트먼과 서울에서 만났다. 같은 해 6월 미국 출장 당시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또다시 만나 AI 기술과 산업의 미래 등에 의견을 나눴다.
한편, 오픈AI는 이날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AI 서비스 대중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연내 선보일 'AI 비서' 앱 카나나에 자체 언어모델뿐 아니라 오픈AI의 기술도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또 공동 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다.
또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오픈AI의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에서 올트먼 CEO는 "한국은 반도체, 에너지 등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강력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AI를 적극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거대언어모델(LLM)은 계속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