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줄소송에 우려…"대타협 나서야"
범영남권 중소기업 단체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영풍 측에 고려아연의 '대타협' 제안을 수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멈추고 지역경제를 지켜 달라는 취지다.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 등 영남권 연석 협의체는 3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는 고려아연의 생산적 제안을 수용해 공동 경영의 정신으로 세계 1위 회사를 함께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내용의 성명에는 울산, 대구, 경북, 경남 지역 2637곳 중소기업 회원사가 참여했다.
협의체는 "1월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최고 경영진의 결단으로 상생과 동반의 메시지가 나왔다"며 "투명한 경영과 상호협력 체계를 즉각 구축해 국민들과 울산 시민들의 우려를 덜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는 지난해 9월부터 MBK·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이처럼 지역 중소기업들이 나선 배경에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협력사와 도급사, 2·3차 연관 기업들의 생존권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로 울산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점도 반영됐다.
협의체는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대기업들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고려아연도 대타협 등을 통해 하루빨리 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는 만큼 검증되지 않은 집단이 경영권을 가져가게 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환경 오염과 중대재해로 전현직 경영진들이 구속된 부실 적자 기업인 주식회사 영풍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울산광역시새마을회, 울산광역시체육회 등 5개 시민사회 및 경제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향토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는 울산과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를 지키는 중요한 발걸음이 됐다"면서 "MBK와 고려아연은 조속히 분쟁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