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량이 없고 속 좁은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입니다. 어른들을 통해, 또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속담인데요. 이 속담으로 인해 미움받는 물고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밴댕이'라는 물고기입니다. 오늘은 옛날 속담으로 인해 이름이 유명해졌지만, 아직 그 깊은 맛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밴댕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밴댕이는 청어목과의 바닷물고기로, 얼핏 보면 멸치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밴댕이는 회, 구이, 젓갈 등 다양한 요리로 사용되는데요. 등쪽은 청록색, 옆구리와 배쪽은 은백색을 띠고 있으며 튀어나온 아래턱과 훨씬 납작한 생김새로 멸치와 구분할 수 있어요.
밴댕이의 산란기는 6~7월로, 산란기로 인해 기름기가 오르는 5~6월에 물이 올라 가장 맛이 좋습니다. 7월 중순부터는 밴댕이 금어기이기 때문에 5월경부터 발을 설치해 잡아야 하는데요. 밴댕이 금어기에는 밴댕이를 잡을 수 없어 냉동시켜 둔 미리 잡아놓은 밴댕이를 요리에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제철에만 먹었지만, 요즘에는 보관 유지가 좋아져 거의 사계절 내내 즐길 수도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밴댕이는 칼슘과 철분 성분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데요. 열량이 낮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과잉 섭취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밴댕이의 가장 큰 특징은 어부들도 살아있는 상태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쉽게 죽는 생선입니다. 그물에 걸리면 급한 성질을 주체 못 하고 바로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성질이 엄청 급한 물고기라고 여겨왔죠.
바로 죽다 보니 내장도 쉽게 상했고, 내장도 밴댕이 크기보다 완전히 소량에 불과했죠. 이렇게 덩치가 있음에도 내장은 작고, 성질은 급해서 바로 죽어버리니 사람에 빗대어 이야기하면 그야말로 흉을 보는 말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남자들이 '남자답지 않은' 모습 또는 행동을 할 때 흉보는 말로 사용됐습니다. 그저 대장부여야만 남자다웠던 과거에는 속이 좁고 아량 없는 남자는 모두 밴댕이 소갈딱지인 셈이었죠. 남자들에게 밴댕이 같다고 하면 아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이어서 ‘밴댕이’로 인해 자주 주먹다짐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밴댕이는 성질 탓에 유통도 어려웠고, 또 이미지로 보이는 느낌도 좋지 않아 일부 어부들과 바닷가 주변 사람들만 자주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건 밴댕이 젓갈이 더 유명했죠.
밴댕이회는 그 독특한 맛과 식감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입니다. 덩치가 작지만 뼈 발린 회를 한입 물면 작은 갈치회를 먹는 듯한 느낌이며, 어느 정도의 쫄깃함과 사각거림의 식감은 다른 회가 가질 수 없는 독특한 매력입니다.
특히 이런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인천 강화도입니다. 강화도 풍물시장은 다양한 밴댕이 요리로 유명한 맛집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그중에서도 일부 맛집들은 현지인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신선한 밴댕이회를 비롯해 다양한 밴댕이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5월 제철시기에는 감칠맛이 일품이지만 대부분의 밴딩이 가게에서는 신선도를 잘 유지해 제철 이후에도 밴댕이 마을만 방문하면 언제든 맛볼 수 있답니다.
이처럼 밴댕이회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음식으로 평가합니다. 강화도를 방문하신다면 현지의 신선한 밴댕이회를 맛보며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