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브랜드 앞세워 정비사업 선별수주 이어간다”···김주영 삼성물산 주택영업전략팀장 [이슈앤인물]

입력 2025-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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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영업전략팀장(상무)이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주영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영업전략팀장(상무)이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는 트렌드에 따라 이름을 바꾸지 않습니다.

최근 대형 건설사 사이에선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브랜드 이원화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은 2000년부터 래미안 ‘외길’을 걷고 있다. 건설업계 하이엔드 브랜드의 홍수 시대, 김주영<사진> 삼성물산 주택영업전략팀장에게 래미안만의 전략을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주택영업전략팀은 수주 참여 가치가 있는 사업장을 발굴하는 것부터 입찰 준비, 수주 이후 프로젝트 완료 시까지 대부분 과정을 지원한다. 김 상무는 입사 후 20년 이상을 수주 영업에 몸담았다.

수주 전략을 수립할 때 1순위로 고려하는 건 핵심 입지다.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고 브랜드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곳 위주로 탐색을 시작한다. 그는 “발주처의 사업성이나 조합원 동의율 등 사업화 가능성을 그 다음 조건으로 둔다”며 “대단지가 랜드마크 성격을 띠는 경향이 있어 규모도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엔 서울 재건축 ‘대어’ 중 하나로 꼽힌 용산구 한남4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누르고 조합원의 선택을 받았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와 2위의 수주전에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관심 역시 많았던 곳이다. 오래전부터 공들여 준비한 사업인 만큼 수주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도 컸냐는 질문에 김 상무는 “직원 모두가 의기투합 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답했다. 영업 뿐 아니라 상품, 기술, 공사 등 다양한 직군이 서로 협력해 최고의 역량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의미다.

현장에선 조합원의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그 비결에 대해 김 상무는 “변화를 따라가는 입장에선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지만, 래미안은 품질과 상품성을 유지하며 상위 입지를 지켜왔다고 생각한다”며 “래미안 자체가 하이엔드 브랜드인 셈”이라고 말했다.

수주 영업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조합원 뿐 아니라 발주처, 협력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크고 작은 조율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각자 입장이 상충할 수록 한쪽에선 합리적인 일이 다른 쪽에선 불합리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 상무는 “발주처나 조합의 입장에 서서 사업을 만들어간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속도도 빨라진다”고 강조했다.

올해 역시 건설 업황은 우호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공사비 인상에 높은 금리,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까지 겹친 탓이다.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참여 고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민간 주택 인허가 수는 전년(35만853가구) 대비 14.7% 감소한 29만9197가구에 그쳤다.

공사비 인상은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사유로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공사비지수는 130.18로, 2020년 1월(100)에 비해 30% 이상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0대 건설사(삼성물산 제외)의 평균 매출 원가율은 93%로 집계됐다. 공사를 해도 남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다.

김 상무는 올해 공사비는 지난해보다 안정되겠으나 불안 요소는 여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건설시장의 일감이 줄며 공사비 오름세는 다소 진정되겠지만 정부정책과 국외 분쟁, 유가 변동, 원자재 가격 등락 등에 따른 변동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제도와 층간소음 규제가 시행된다. 이들 항목은 공사비를 올리는 주요 요인들로 꼽힌다. 단열과 소음 저감에 효율적인 자재는 비교적 단가가 높고 새 기술에 대한 금전적 투자도 동반돼야 해서다.

삼성물산 또한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건식·습식 1등급 시스템을 개발했고, 제로 에너지 인증제를 위해선 2012년부터 전문 연구시설인 주거성능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 상무는 “요즘 신축 아파트의 ‘대세’로 자리 잡은 고급 커뮤니티시설, 초고층 건축 등도 기존 공사비 외 원가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영업전략팀장(상무)이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주영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영업전략팀장(상무)이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비사업 시장에선 ‘선별 수주’가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익성이 확실한 일부 사업에만 신중히 참여해 손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생각에서다.

김 상무도 “최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지방 미분양 등으로 인해 미분양 우려가 낮은 핵심 입지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외 여건과 경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며, 일부 현장에선 과열 양상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 또한 꾸준히 선별 수주 흐름을 유지해 왔다. 신중한 사업 참여를 통해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하겠다는 결정이 바탕이 됐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고심 끝에 입찰을 결심한 사업지가 있다. 신반포4차 재건축(서초구), 송파한양3차 재건축(송파구), 장위8구역 재개발(성북구), 방화6구역 재건축(강서구) 등이다.

4일과 5일 각각 이뤄진 신반포4차와 장위8구역 시공사 선정에 삼성물산만 참여하며 수의계약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지난달과 지난해 12월에는 방화6구역의 수의계약 입찰과 송파한양3차의 2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 의사를 보였다. 장기간의 계획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한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에는 압구정과 여의도, 성수, 잠실, 목동 등 서울 알짜 입지들이 줄줄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동시에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물산도 적극적으로 핵심 입지 사업에 뛰어들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압구정의 경우 올해부터 전략 수주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시공권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상무는 2003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2022년 주택영업기획그룹장, 2023년 서초사업소장을 역임하며 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래미안트리니원) 등 굵직한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올해부터 주택영업전략팀장(상무)직을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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