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없다" 관세 25% 못 박은 트럼프에 철강업계 '패닉'

입력 2025-02-11 17:49 수정 2025-02-11 18: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3월 12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발표
철강업계 핵심 시장인 미국서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관세 장벽에 밀린 저가 물량 유입되며 공급 과잉 심화할 가능성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확정되면서 철강업계의 타격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중국의 저가 공세,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전체 철강 수출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또다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지역 철강업체들과 강관업체들은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패닉 상태다.

1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한국은 미국의 철강 수입 5위국(6.3%)으로 캐나다, 중국, 멕시코, 브라질 다음이다. 중국을 제외하면 모두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는 국가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였던 2018년부터 연 263만 톤(t)에 대해서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고 있는데, 쿼터 이상의 물량을 수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다음 달 12일부터 무관세 쿼터가 사라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공식화됐기 때문이다. 관세가 붙으면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오르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특히 대미 수출량이 큰 지역 철강사들은 직격탄을 받게 된다. A사 관계자는 “관세가 부과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대형사처럼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거나 수출국을 확대할 수도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해법이 어떤지 정확히 알 수도 없고 답답할 따름”이라며 “수출 기업들은 생존이 달렸다”고 호소했다.

상당 부분의 매출이 미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강관 업체들도 초비상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293만 톤으로, 이 중 강관이 109만 톤(37.2%)이었다. 세아제강의 경우 내수 40%, 수출 60%로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다. 또 다른 강관 업체인 휴스틸과 넥스틸도 미주 발생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60~70%에 달한다.

대형사들은 아직 포고문 단계일 뿐 구체적인 행정명령 등이 나오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C사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다른 나라들도 피해를 보는 입장이고, 각국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큰 만큼 철강업계의 대미 투자 보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인 데다 주요 고객사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포스코도 미국 상공정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 강관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세아제강도 증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가 한 달 유예한 것처럼 추가적인 협상 여지가 열려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고율의 철강 관세 부과는 자국 철강 가격을 인상시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정부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화제성 떨어지는 아시안게임, 'Z세대' 금빛 질주가 기 살렸다 [이슈크래커]
  • 단독 4대궁·종묘 관람객 지난해 1300만 '역대 최대'…외국인 첫 300만 돌파
  • '최강야구' 클로징, 하와이 전지훈련 확정…이번 시즌 MVP는?
  •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25% 부과 발표…“반도체·자동차도 검토”
  • 국내주식, 어디다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참고해볼까 [경제한줌]
  • "대전 초등생 피습 가해교사, 교육청 현장 지도 나간 당일 범행"
  • 단독 첨단학과 '수도권 쏠림’ 사실로...경쟁률 지방의 3배 이상 [첨단인재 가뭄]
  • '2025 정월대보름' 부럼과 오곡밥을 먹는 이유 [그래픽 스토리]
  • 오늘의 상승종목

  • 02.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6,791,000
    • -1.05%
    • 이더리움
    • 4,006,000
    • -0.92%
    • 비트코인 캐시
    • 505,500
    • +0.5%
    • 리플
    • 3,715
    • +0.19%
    • 솔라나
    • 301,200
    • -4.05%
    • 에이다
    • 1,199
    • +11.64%
    • 이오스
    • 956
    • -2.15%
    • 트론
    • 371
    • +2.77%
    • 스텔라루멘
    • 499
    • +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150
    • +0.5%
    • 체인링크
    • 28,810
    • +0.52%
    • 샌드박스
    • 599
    • +0.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