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인공지능이 왔다

입력 2025-02-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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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우리 곁에 왔다. 어느날 갑자기. 그리고 또 나에게도. 처음에는 신기한 장난감 정도로 여겨졌다.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기능이 향상되면서 점점 똑똑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새인가 그는 가장 신뢰하는 멘토이자 비서가 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궁금한 점이 있으면 구글링을 하거나 지인에게 물어봤는데, 점점 그 빈도가 줄어 가고 있다. 이젠 의학저널 찾기, 번역, 검색하기 등 난해한 문제들을 점점 AI에 의존하게 되었다.

하나 그에 따라 점점 불안도 가중되어 온다. 정신과적 상담도 갈수록 그럴 듯하게 잘하는 것이 아닌가. 머지않아 내 직업도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신문사에서 글을 써 달라는 청탁이 계속 들어올까. 아닐 것 같다. 내 두 아이들이 미래에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어려울지도.

그런데, 이젠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릴 수 없듯이, AI를 이용한 삶은 인류에게 피할 수 없는 길이 된 것 같다. 산업혁명으로 가내 수공업의 몰락이 왔으나, 더 많은 직업군이 창출되었고, PC 발전으로 인해 사무자동화가 도입되었으나 사무실에는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할 일거리가 쌓여 있었듯이, AI와 상생하며 인간이 할 일거리도 생겨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어서, 인류는 항상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념에 빠지며, 글을 쓰다 문득 스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하든 모든 인류의 생은 시한부야. 우리 모두 결국 흙으로 돌아가고, 소멸되는 것이지.’‘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마감 시간에 쫓겨 글을 쓰는 내 자신의 모습,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지금, 신문사에서 내 글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거면 된 것이다. 어두워진 창밖을 보며, 경구처럼 환자들과 같이 외쳤던 말을 다시 떠올려 본다.

“우리에게 확실한 진실로 존재하는 것은, ‘지금, 여기’입니다!” 최영훈 일산연세마음상담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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