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문가들, 의료개혁 위해 ‘불편 용인·정책 변화’ 촉구

입력 2025-0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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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 정기 세미나…의료개혁·지방의료 방향 제시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제5회 정기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제5회 정기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초고령화와 지역간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의료개혁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 모두가 불편을 용인하며 변화에 참여하고, 정부는 과감한 지원 정책과 예산 투입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제5회 정기 세미나를 열고 의료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세미나에는 한미연 공동대표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과 강대희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를 비롯해 제약산업계와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현황과 개혁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윤 원장은 급격한 의료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과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국민의료비 증가율은 2022년 기준 9.7%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병상 수 역시 인구 1000명 당 12.8개로 OECD 최고 수준이다. 초고령화와 수명 연장에 따라 앞으로 의료 이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원장은 “국민들은 현재 의료 시스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굉장히 불안한 상태다”라며 “의료비 증가 속도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로,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의료개혁 방향으로 △의료전달체계 준수 △병상 수 관리 △한국형 필수의료 정립 △돌봄체계 정비 △갈등 조율 위한 신뢰 자산 축적 △장기적 관점의 의료인력 계획 등을 제안했다. 과도한 의료이용을 억제해 상급종합병원 과밀화를 막고, 필수의료의 명확한 정의와 범위를 정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건강보험 수가 및 보험료 인상 문제, 의사 인력, 간호법 및 진료지원인력(PA)등 의료를 둘러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근거 있는 정책 자료와 사회적 신뢰도 필요하다.

윤 원장은 “의료를 이용하는 우리 모두가 지금보다 조금씩 불편해질 필요가 있으며, 불편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을지는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경수 영남대 산학연구부총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제5회 정기 세미나에서 영상을 통해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이경수 영남대 산학연구부총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제5회 정기 세미나에서 영상을 통해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이어 영상을 통해 ‘지역의료 혁신의 방향’ 주제발표를 진행한 이경수 영남대 산학연구부총장은 지역의료 혁신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과감한 정책과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말라 죽어가는 나무의 잎과 가지에만 물을 뿌리고 있다”라며 현행 정책을 비판했다.

이 부총장은 “현재 정부가 치료와 질병 예방에 투입되는 예산은 100대 1의 비율에 가깝다”라며 “예방에는 건강검진을 제외하면 국민 1명 당 1000원 내외의 예산을 투입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는 개발도상국에서도 하지 않는 굉장히 후진적인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 30년동안 건강보험 수가정책이 임계점에 이르렀으며, 중앙 정부 주도의 의료기관 지원, 운영, 평가 등은 지역의료 특성과 맞지 않아 실패가 불가피하다”라며 “지역의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구사하지 못하는 상황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부총장은 “지방정부의 재원과 전략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아, 중앙정부가 건강보험 재정뿐 아니라 예산을 적재적소에 안배하고 지역의료 재건을 위한 강력한 정책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제5회 정기 세미나에서 내빈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제5회 정기 세미나에서 내빈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한편 한미연은 오는 3월 서울시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 산하의 사단법인을 공식 설립할 예정이다. 법인 설립 후에는 현재까지 진행한 연구와 논의를 종합, 정부에 의료 개혁안을 공식 제안하고 실행 방안을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한국미래의료 정책과 기술발전 목적의 학술대회 △한국미래의료 정책 세미나·패널 토론회 △전문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 운영 △미래의료산업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한국미래의료 전문 학술지 발간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

사단법인 초대 이사장에는 임종윤 회장이 선출됐다. 강대희 교수와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 용홍택 한양대 교수,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임인택 가톨릭대 교수, 노홍인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유경호 한림대 의대 학장,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 조민식 베스핀글로벌 부회장이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임종윤 회장은 “사회적 공헌을 위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라 여겨 이사장 직을 수락했다”라며 “한미연은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국내 의료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의료 정책 입안자와 의사결정자의 한국 미래의료를 위한 정책 수립을 돕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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