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팅형 워크인 기능 적용해 내부 넓혀
생성형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탑재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9' 전면부. (김채빈 기자 chaebi@)](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2215935_2136113_1199_675.jpg)
기존 소형·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부분이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찾아왔다. 넓은 실내 공간, 주행감, 가격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이다. 12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양평군 내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00㎞를 달려봤다.
아이오닉 9의 첫인상은 근래 본 차량 중 압도적으로 커다란 모습이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 휠베이스 3130㎜다. 최근 6년 만에 신형 모델로 돌아온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아이오닉 9이 200㎜가량 큰 휠베이스를 갖췄다.
전면부는 아이오닉 라인업 특유의 파라메트 픽셀을 만나볼 수 있었다. 후면부는 일반 차량 루프에 붙어있는 샤크안테나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초로 히든 안테나를 적용했다.
실내는 동급 최고 수준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운전석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고 2열에 앉아 봐도 키 168cm인 성인 여성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였다. 틸팅형 워크인 기능이 적용된 2열과 3열 시트를 다 접어보니 차 안에서 누워서 잠을 잘 수 있을 공간이 생겼다. 해당 모델의 수하물 용량은 908ℓ로 골프백과 보스터백 각각 4개를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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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9 2열에서 바라본 1열의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2215934_2136112_1199_675.jpg)
아이오닉 9의 주행감은 ‘조용하고 부드럽다’로 요약된다. 눈이 많이 오는 탓에 도심 주행에서는 시속 20~30㎞로 천천히 달려봤다. 주변 차들도 서행해 브레이크를 자주 밟았지만 전기차 특유의 꿀렁거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심을 벗어나자 시속 80㎞까지 속력을 높여봤다. 페달을 꾹 누르자 전기차만의 정숙함으로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기본으로 적용돼 차선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핸들을 자동으로 조정해줬다. 주행 중에는 음성명령으로 다양한 차량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해봤다. AI 어시스턴트에게 “주변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어?”라고 물으면 “2km 이내 휴게소에서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오닉 9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 (김채빈 기자 chaebi@)](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2215937_2136115_1199_675.jpg)
주행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디지털 사이드 미러’였다. 이는 외부 양측 사이드에 설치된 카메라 화면을 내부에 설치된 사이드 미러로 보는 기능이다. 밖에 있는 사이드미러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됐던 탓에, 실내에 있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큰 트럭이 지나갈 때는 화면 전체가 꽉 차 흠칫 놀라기도 했다. 다만 화질이 선명하고 실제 거리감을 반영하고 있어 적응 시간이 지난 후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기자가 시승한 아이오닉 9은 항속형 2WD 모델로 기준 최고 출력 160Wh, 최대 토크 350Nm의 성능을 낸다. 전비는 복합 4.1~4.3㎞/kWh로, 시승을 마친 뒤에는 약 3.8㎞/kWh를 기록했다. 차량 가격은 6715~7941만 원으로 형성됐으며, 기본 모델은 보조금을 더하면 6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기아의 EV9(기본형 7337만 원)보다 성능은 높아졌지만 저렴하다.
아이오닉 9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성능 전기차를 원하거나 가족·연인·친구들과 큰 차를 타고 자주 놀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딱 알맞은 차로 보였다. 대형 SUV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최근 공개된 아이오닉 9의 광고 문구를 전하고 싶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곳. 살아보세요. 아이오닉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