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업비 지원과 특화설계, 낮은 공사비와 빠른 완공 등 각자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조건을 내건 것은 물론이고 최고경영자(CEO)까지 현장을 찾아 수주 의지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 재건축조합은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은 현재 1900가구인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30층 총 3198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업비 지원을 내세웠다. 우선 3.3㎡당 공사비를 698만 원으로 제안했다. 기존 시공사가 제시한 715만 원보다 낮은 금액으로 조합원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것이다.
여기에 사업비 한도를 8900억 원으로 설정하고 그중 2400억 원을 무이자로 조달해 조합의 재정 부담을 더욱 줄일 계획이다. 발코니 옵션 수익과 철거 부산물 판매 수익도 조합에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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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는 분담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신속한 착공을 위해 남은 인허가절차인 구조·굴토심의를 위한 실무적인 기술지원, 인허가 비용 지원도 할 예정이다.
혁신적인 특화설계도 포스코이앤씨의 무기다. 포스코이앤씨는 단지의 단차가 있는 구역을 물이 흐르는 완만한 경사로로 변형해 주민들이 유유히 거닐 수 있는 '그랜드 슬롭'을 설계했다.
포스코의 프리미엄 철강재인 '포스맥'을 적용한 외관 특화, 수입산 고급 마감재 사용, 사업시행인가 대비 300여 대의 추가 주차공간 확보도 계획했다. 단지명은 '더샵 마스터뷰'로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금융솔루션과 경관의 가치를 더하는 그랜드 슬롭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단순한 주거 공간의 재정비를 넘어 지역사회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에 맞서는 두산건설은 적은 공사비가 최대 강점이다. 두산건설의 3.3㎡당 공사비는 635만 원으로 포스코이앤씨보다 63만 원 싸다. 낮은 공사비와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더 제니스'를 제안했다.
회사의 이윤을 조합의 이익으로 환원해 조합의 분담금은 줄이고 두산건설은 수도권 랜드마크 건설을 통해 얻는 홍보 효과를 고려했을 때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해 공격적인 공사비 제안을 했다는 게 두산건설의 설명이다.
두산건설은 계약일로부터 2년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착공 이후 공사비를 고정해 공사비 상승에 대한 걱정도 덜 계획이다. 빠른 입주를 위해 사업시행인가 변경 없이 사업을 추진하며 공사는 51개월에 끝내겠다고도 했다.
최대 57m의 단차와 500톤 이상으로 예상되는 스카이 브릿지가 계획돼 있지만 유사한 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통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게 두산건설 측의 생각이다.
두산건설은 최대 102m의 단차가 있는 3000여 가구 규모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를 48개월의 공사 기간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며 '분당 두산타워'에서 1500톤의 스카이 브릿지를 시공한 바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며 "더 제니스를 바탕으로 고품격 주거시설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