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실 확대…디지털 기술로 재탄생한 역사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선사고대관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선사고대관 개편의 의미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관장은 "선사고대관을 관람하며 관람객들이 역사를 머나먼 과거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흔적도 인류의 역사가 된다는 점을 되새겨 주시기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이번 선사고대관 전시를 개편하면서 1층 상설전시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명제로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를 설정했다.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가 생각하고 말하며 기록하는 법에 있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개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연출 기법의 고도화다. 환경에 적응하는 인류의 시도, 당시 도구를 사용했던 맥락과 기능, 새로운 도구가 가져오는 삶의 변화상 등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품 관련 영상 및 그래픽을 대폭 확충했다. 특히 선사 영역 전시실은 시대별 주요 특징도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당시 인류의 삶이 어떠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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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한 고고역사부 학예연구관은 "긴 설명 대신에 핵심 맥락에 대한 그림과 영상 자료를 대폭 늘렸다"며 "각종 보조 자료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의 관심이 많았던 고구려실도 기존 면적보다 1.7배 확대했다. 새로운 발굴 자료를 전시해 흐름과 구성을 보강했다. 처음 전시되는 고구려 장수의 갑옷은 고구려 남진의 요새였던 경기도 연천 무등리 보루에서 출토됐다. 삼국 간의 전쟁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다.
또한, 핵심 전시품이라 할 수 있는 무덤 벽화 모사도는 디지털 실감 영상관과의 연계성을 높였다. 지난해 1월 처음 선보인 광개토대왕릉비 탁본(디지털 복원본)을 상설전시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했다.
'배움 공간'을 상설전시 최초로 도입해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전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선사 영역에 2곳, 고대 영역에 2곳에 공간이 마련됐다. 전시실의 주요 전시품인 뗀석기, 농경문 청동기, 철제 도구의 활용, 고구려 무덤 벽화 등 다양한 역사 문화유산을 흥미롭게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시기별 뗀석기를 만드는 재현 영상이나 당시 생활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는 그림 설명이 더해진 진열장도 눈길을 끈다.
김 관장은 "지금까지 역사를 왕과 국가 중심으로 봤다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삶, 즉 생활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인류가 쌓아온 기나긴 역사를 쉽고 흥미롭게 만날 수 있는 선사고대관은 15일 일반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