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키우는 중동…韓 “경쟁 힘들다” 한숨

입력 2025-02-17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2-1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UAE 애드녹, 캐나다 석화업체 인수 추진
사우디 아람코, 中 설비·지분 투자

국내 ‘범용’ 제품 생산 줄줄이 중단
정부 구조조정 지원책 상반기 마련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화학 산업에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은 원유에서 곧바로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기술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구조조정 골든타임에 놓인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범용 비중을 축소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외신과 각 사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애드녹)와 오스트리아 에너지 기업 OMV는 캐나다 석유화학 업체 노바케미칼 인수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검토 중이다. 노바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플라스틱 제품인 폴리올레핀(PO)을 생산한다.

노바케미칼 인수 후 보레알리스, 보르주와의 3자 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레알리스는 오스트리아 석유화학 업체로, 2022년 4월 애드녹이 지분 25%를 인수했다. 보르주는 애드녹과 OMV가 각각 지분 54%, 36%를 보유한 아부다비의 에탄분해설비(ECC) 업체다. 3자 합병이 추진되면 매출 25조 원에 달하는 대형 석유화학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역시 2022년부터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과 잇달아 손을 잡고 있다.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석유화학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헝리석화, 롱셩석화 등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에쓰오일과 손잡고 울산에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동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탈탄소 시대 석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석유화학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석유화학 공정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나프타를 가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만드는 ‘업스트림’과 기초유분을 가공해 중간 원료나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을 만드는 ‘다운스트림’으로 나뉜다.

정유사들은 원유에서 곧바로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기술을 통해 생산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아람코의 ‘COTC(Crude Oil to Chemicals)’,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등이 대표적이다. 원유의 70% 이상을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중국에 이어 중동도 석유화학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사이에선 “범용 시장에선 더 이상 경쟁이 어렵다”는 한숨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 과잉이 본격화한 이후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 폭이 컸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마다 진행 중인 사업 재편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효성화학은 최근 ‘알짜’ 사업부인 특수가스 사업부를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매각했고,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LCPL) 공장 매각과 함께 해외 자회사를 활용한 지분 유동화를 추진 중이다. LG화학도 스티렌모노머(SM), 에틸렌글리콜(EG) 등의 생산을 줄줄이 중단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이 같은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정부 대책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상반기 중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시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매각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회사 간 이해관계와 공정별 차이를 고려하면 대규모 인수합병(M&A)도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며 “다만 개별 기업의 사업 재편이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켄드릭 라마,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의 역사를 쓰다 [이슈크래커]
  • 딥시크 금지되면 끝?…일상 훔쳐본다는 '차이나테크 포비아' 솔솔 [이슈크래커]
  • 한국인 10명 중 2명 "가까운 일본, 아무 때나 간다" [데이터클립]
  • 故 김새론, 오늘(19일) 발인…유족ㆍ친구 눈물 속 영면
  • “中 반도체 굴기, 한국 턱밑까지 쫓아왔다” [반도체 ‘린치핀’ 韓의 위기]
  • "LIV 골프는 게임체인저?"…MZ들을 위한 새로운 골프의 세계 [골프더보기]
  • 가족여행 계획하고 있다면…‘근로자 휴양콘도 지원사업’으로 저렴하게! [경제한줌]
  • 단독 대법원도 ‘테라‧루나’ 증권성 인정 안해…신현성 재산몰수 재항고 기각
  • 오늘의 상승종목

  • 02.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3,812,000
    • +0.66%
    • 이더리움
    • 4,045,000
    • +1.33%
    • 비트코인 캐시
    • 477,100
    • +0.76%
    • 리플
    • 3,989
    • +4.7%
    • 솔라나
    • 249,000
    • -1.11%
    • 에이다
    • 1,131
    • +0.71%
    • 이오스
    • 937
    • +2.52%
    • 트론
    • 362
    • +1.97%
    • 스텔라루멘
    • 499
    • +3.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56,250
    • +0.45%
    • 체인링크
    • 26,520
    • -0.19%
    • 샌드박스
    • 537
    • +0.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