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으로 역주행하는 도서들…"젊은세대 중심으로 인기, 매월 순위 상승"

입력 2025-02-1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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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만들어낸 역주행 베스트셀러, 밈 도서
감성적인 문구나 독특한 표지, 충격적인 전개

▲올해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밈 도서'들.
▲올해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밈 도서'들.

지난해 밈(meme,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패러디물)으로 화제가 된 '리틀 라이프' 1‧2권과 '급류'가 올해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16일 본지가 예스24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틱톡·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역주행한 한야 야나기하라의 소설 '리틀 라이프' 1‧2권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93배 증가했다. 올해 1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1% 판매가 증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어린 시절 끔찍한 학대와 폭력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비밀스러운 인물 '주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책에 관해 "인간의 고통을 극단까지 밀어붙이고 이를 세심한 시선으로 주문을 거는 듯이 들려주는 야나기하라의 목소리는 거부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SNS를 통한 입소문과 밈 효과로 이른바 '눈물 버튼 책'으로 화제를 모은 '리틀 라이프'가 올해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2015 맨부커상·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이기도 하다.

2022년 12월 출간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주행하기 시작한 정대건의 '급류'도 지난해 판매가 전년 대비 16배나 늘었다. 올해 1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배나 판매가 증가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 7월 소설 분야 94위로 100위권 안에 진입하기 시작한 '급류'는 4개월 뒤 10위에 안착했고, 지난달에는 7위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순위가 매월 상승하고 있다.

이 책은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리틀 라이프'와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리는 영상 등이 밈으로 퍼지면서 판매가 급상승했다.

이 밖에도 과거에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조지 오웰의 '1984',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이 SNS에서 밈으로 퍼지며 역주행해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밈 도서들은 감성적이고 쉬운 문구, 독특한 표지, 충격적인 전개 등으로 공유된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위대한 게츠비'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스틸컷과 함께 밈으로 인기를 끌어 역주행했다.

대형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과 책을 연결해 관심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와는 무관하게 일종이 놀이처럼 책이 유행하는 현상인 셈이다.

예스24 관계자는 "'급류'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과몰입 사랑 이야기로 입소문을 탔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한 북튜버의 눈물 쇼츠가 6만 회 이상 조회 수 달성하며 인기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매 연령비를 보면 20대가 26.4%로 1위를 차지했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화제를 끌면서 베스트셀러 순위도 매월 상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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