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日보다 높은 韓대기업 임금…생산성 초과한 수준"

경총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국내 대기업 임금 수준이 일본과 유럽연합(EU) 20개국 평균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체 분석 대상 22개국 중 국내 대기업 임금 수준이 5위(구매력평가환율 기준), 중소기업은 10위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한국 대기업 연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2022년 기준)은 8만7130달러로 EU 20개국 평균(8만536달러)보다 8.2%, 일본(5만6987달러)보다 52.9% 높았다. 분석 대상 22개국 중에서 5번째로 높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기업 임금 수준은 한국이 156.9%, EU 평균 134.7%, 일본 120.8%로 우리나라가 3번째였다.

한국 중소기업 연 임금총액은 5만317달러로 일본(4만2022달러)보다 19.7% 높았고, EU 평균(5만2398달러)보다는 4.0% 낮아 22개국 중 10위였다. 1인당 GDP 대비 국내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90.6%로 5위에 해당했다.

우리나라 전 규모(10인 이상) 사업체 임금총액은 5만9191달러로 11위에 올랐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21개국(EU 중 몰타 제외) 중 17위인 점을 고려하면 임금 수준이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지난 20년간(2002~2022년)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57.6%로 EU 평균 84.7%, 일본 -6.8% 대비 월등히 높았다. 중소기업 인상률도 한국(111.4%)이 EU 평균(56.8%)과 일본(7.0%)을 크게 앞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2002년 한국 70.4%, 일본 64.2%, EU 평균 76.6%였으나, 2022년 한국 57.7%, 일본 73.7%, EU 평균 65.1%로 조사됐다. 경총은 한국, EU, 일본의 임금 인상률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임금 격차 확대는 대기업 임금 인상률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출처 한국경영자총협회)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대기업 임금이 일본에 비해 월등히 높고, EU와 비교해도 최상위 수준인 것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로 인한 생산성을 초과한 일률적 임금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우리 기업들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 인상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의 누적된 고율 임금인상으로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커진 점까지 고려하면 대기업 임금안정이 중요하며, 특히 법정 정년연장은 지금도 높은 대기업 근로여건을 더욱 끌어올려 신규채용 여력을 약화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