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호국신산’…대만 TSMC, 트럼프 요청에 美 인텔 공장 인수 고려

입력 2025-02-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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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합작사 설립 가능성 제기
대만선 ‘실리콘실드’ 잃을까 우려
“TSMC, 핵심 기술 유출 위험 직면”
“외국인 주주들 합작 거부 가능성”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신주(대만)/로이터연합뉴스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신주(대만)/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인텔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는 자국의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을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인텔의 현지 공장 운영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이 최근 TSMC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협업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TSMC 또한 긍정적 견해를 내비쳤다고 한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TSMC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완전히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과 함께 여러 미국 반도체 설계 대기업이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합작회사 설립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 투자회사 베어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텔이 웨이퍼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할하고 나서 TSMC와의 합작투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TSMC는 반도체 엔지니어와 전문 지식을 제공해 미국에서 3나노미터(1nm=10억분의 1m)와 2나노 공정의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난에 빠진 인텔과 인공지능(AI) 열풍 최대 수혜주 중 하나인 TSMC는 최근 1년간 주가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인텔과 인공지능(AI) 열풍 최대 수혜주 중 하나인 TSMC는 최근 1년간 주가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만 내에서 강력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양사의 합작 투자 추진이 대만의 일명 ‘실리콘 실드’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만 TSMC는 중국의 침략을 막고 또는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다른 국가가 서둘러 원조에 나서도록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더는 세계 유일의 첨단 프로세서 공급업체가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며칠 전 양사의 합작 투자 소문이 돌 때부터 TSMC와 대만을 하나로 취급하면서 TSMC가 부분적으로 미국 기업이 되고 ‘호국신산’으로서의 지위 또한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공상시보(CTEE)는 최근 관련 보도에서 “TSMC가 최신 합작 투자 계획으로 기술 유출 위험에 직면하고 첨단 제조 리더십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관세의 영향보다 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 연구원 또한 TSMC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양사의 협력은 인텔에 있어 현재 직면한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TSMC의 경우 핵심 기술이 외부에 유출될 리스크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우청원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주임위원(장관급)은 “반도체 산업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분업이 필요하다. 각국이 독특한 산업적 강점을 보유한 만큼 한 나라가 모든 기술을 완전히 장악하거나 독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들은 각자 정통한 영역을 발전시키고 협력해 합심한다”며 “권위주의 국가가 집결하는 만큼 민주주의 국가들도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만 반도체 산업을 노골적으로 압박해왔다. 그는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도둑질하겠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에도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도 조금 만들긴 하지만 거의 모든 물량이 대만에서 제조된다”며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갔다. 그 사업을 되찾고 싶다”고 콕 집어 말했다.

한편 대만 언론들은 외국인 주주들이 TSMC와 인텔의 합작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합보는 투자 전문가들을 인용해 “TSMC 지분의 7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은 인텔을 구하는 것이 돈 낭비라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서 “절대 이런 방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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