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무섭게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리던 외국계 보험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환경 변화속에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보험소비자에게 안착된 사명을 바꿔야 하는가 하면 갑자기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갑작스럽게 임원이 바뀌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 안착된 사명까지 버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세계적인 보험사인 AIG의 이름을 한국 땅에서 볼 수 없게 됐다. AIG손보와 생명은 지난해 금융위기와 AIG사태로 인해 미국 정부가 AIG그룹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각자의 갈 길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AIG손해보험은 모기업인 AIU홀딩스가 브랜드명을 'Chartis'로 바꿈에 따라 AIG란 브랜드를 교체해야 한다.
현재 한국어 표현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챠티스손해보험'이 유력하며 이르면 3개월 후부터 본격적인 브랜드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IG손보 관계자는 "현재 챠티스가 될지 챠르티스가 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현지 사정에 맞게 표현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AIG생명보험 역시 지난 6월1일 모그룹인 AIA그룹의 브랜드를 따라 'AIA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AIG브랜드는 국내 인지도 90% 이상을 나타내며 외국계 보험사로서는 보험소비자에게 안착된 모습이었지만 이번 사명 변경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 형편.
보험업계 관계자는 "AIG라는 브랜드만큼 국내 보험 소비자에게 인식된 적은 드물다"며 "아마 새로운 사명은 AIG로 사용할때보다 임팩트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교보악사손해보험는 교보와 브랜드 계약 만료되는 내년부터 악사다이렉트로 영업 활동을 하며 다음다이렉트도 중장기적인 과제로 사명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본사 구조정에 희망퇴직 러시
이번달 말 희망퇴직이 마무리되는 ING생명 역시 시끄럽다.
당초 예상했던 희망퇴직 직원수보다 2배 이상 많은 신청자가 몰린데다 퇴직을 반려한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ING생명은 지난달 29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130명 규모로 예정했던 신청자를 훌쩍 뛰어넘어 280여명의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그러나 회사에 기여도가 높은 우수직원들도 대거 신청하자 당황한 ING생명은 일부 직원들에게 신청 반려를 통보했지만 특별한 기준없이 일방적으로 반려를 통보하는 바람에 현재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ING생명 직원은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기준이 없어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퇴직할 줄 알고 주변을 다 정리했는데 이제와서 다시 출근하라니 일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계 메트라이프도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 구조조정에 동참한바 있다.
◆경영진, 임원 변경도 줄이어
메트라이프생명과 ING생명은 이달 갑자기 임원진이 바뀌기도 했다.
메트라이프는 지난 28일 김종운 현 수석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사장이었던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경영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ING생명도 외국인 영업총괄 부사장이 이달말까지만 근무하고 8월부터 영업총괄 사장이 부사장 업무까지 함께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