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979년생 ‘범LG가 3세’, 한국에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건설 추진

“故 구태회 손자, 구본웅 등 투자 주도”
최대 3GW 규모, 최고 50조원 투자 계획
“올해 전남에 착공…2028년 완공 목표”

▲투자그룹 스톡팜로드의 구본웅 공동 창업자(영문명 브라이언 구). 구 창업자가 2015년 11월 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한국투자공사가 개최한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 연차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범LG가 3세가 한국에 세계 최대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의 AI 산업 발전과 데이터 인프라 확충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데이터센터가 계획대로 완공되면 최대 3기가와트(GW) 규모이다. 미국에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텍사스에 건설되는 1GW 규모 데이터센터보다 용량 기준으로 3배 크다. 전 세계적으로도 단일 단지에 1GW 이상의 전력을 확보한 데이터센터는 드물다고 WSH는 부연 설명했다.

올해 초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곳은 투자그룹 ‘스톡팜로드(Stock Farm Road)’다. 구본웅(영문명 브라이언 구·Brian Koo) 씨와 영국 런던, 요르단에 기반을 둔 투자사 BADR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민 바드르엘딘이 공동 창업자이다. 스톡팜로드 산하의 투자자 그룹들은 초기 투자금으로 100억 달러를, 장기적으로는 최대 350억 달러(약 5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1979년생인 구 공동 창업자는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손자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을 다닌 뒤 현지에 남아 2021년 벤처캐피털 포메이션그룹을 창업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현재 한국 데이터센터는 주로 국내 수요를 충족하지만, 한국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대형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서부의 전라남도에 건설될 것이라고 알렸으며, 구체적인 지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전라남도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용수 공급 등 인프라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단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공급망 부족과 엔비디아의 AI 칩 수급난이 지속하면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 스타게이트는 물론 유럽, 중동에서도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면서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한국은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전문 시장조사기관 DC바이트의 징웬 옹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연구 매니저는 “만약 새 프로젝트가 더 저렴하고 신속하게 진행된다면 한국 데이터센터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