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찾은 이재명 "국내 생산 세제 혜택 필요”

20일 아산공장서 국제 통상 변화 대응 모색 간담회
“기업 성장, 경제 성장의 전부…세액공제 도입해야”
“美, 산업보호·고용 창출 드라이브…배울건 배워야”
현대차 “전기차 전환·수소 경쟁력 확보 지원 시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충남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아 “국내 생산 기업에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내놨다. 이 대표는 현대차 관계자들과 만나 “기업의 성장은 그 나라의 경제 성장의 전부”라며 국내 생산에 대해 세액을 공제하는 ‘국내생산 촉진세’의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부과에 대비해 자동차를 포함해 각 산업별로 국내 생산을 늘리고, 늘어난 수익을 일자리 창출로 연결시키기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제통상 환경변화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자동차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정부·정치권 차원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 보호, 일자리 확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생산을 촉진하는 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기업 생산이 결국 그 나라 성장의 전부다. 일본과 미국도 도입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세액 공제 제도를 새롭게 적용하는 ‘국내생산촉진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내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과하게 여겨질 만큼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도 공동화 위험 있는데 미국에 대해 배울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기업의 자국 내 생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 데 대해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의 국내 생산을 지원해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 산업이 많아서 대한민국의 일자리나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전동화를 추진하든 자율주행으로 가든 국내 산업의 중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현대차의 산업 공정을 보면서 이게 다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대체될 거라 생각이 들었다”며 "실질적인 산업 변화도 준비해야하고 새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대차가 큰 역할을 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 성장을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니 경제성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성장의 결과를 공평하게 나누는 게 양극화를 줄이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이동석 사장을 비롯한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간담회에 참석한 이동석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 아산 공장은 현대차에서 수출 전략 기지 공장으로 만든 곳으로, 자동차 산업이 변동되는 전환에 생존할 수 있도록 전동화 차량 양산을 시작하는 탈바꿈 과정에 있다”며 “전방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에서 최근 여러 통상 압력은 부품사들도 걸린 문제다.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면 글로벌 탑티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요청했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현대차 측은 전기차 전환과 수소 생태계 경쟁력 확보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주는 충격도 크지만 장기적으로 미 의회에서 만들어지는 제도에 대해서도 대응이 필요하니 국회에서 대비해달라고 했다”며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고, 수소차 충전소도 부족해 지원이 필요하다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산업계는 대미 수출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관세가 “25% 정도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와 반도체 관세 정책을 한 달을 전후로 발표할 전망이다.

이날 이 대표는 본인의 ‘중도보수’ 선언을 의식한 듯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은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 전날 이 대표는 MBC ‘백분토론’에 나와 “지금은 가치의 중심을 실용에 두고 성장을 더 중시해야 한다. 우리가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의 역할도 우리 몫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현대차 본관을 찾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현대자동차 세계석권을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강훈식, 이해식 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약 30여분 간 현대차 아산공장 현장을 돌며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중도보수’와 ‘실용주의 성장론’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내세운 이 대표는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기업들을 살피는 친기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조선·방산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시급한 정부 예산 지원 요청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