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AI 지원 시늉에 그쳐선 안 된다

입력 2025-02-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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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시늉만 하고 결국에는 국민들이 알아서 난관을 헤쳐 나가겠죠.”

딥시크 쇼크 이후 인공지능(AI) 주도권을 둘러싼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도 정부가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한 대학 교수가 내놓은 푸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AI 전략의 방향성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도 아직 선도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아 외쳤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최근 딥시크 사태로 화들짝 놀란 정부가 우리나라 AI 산업 현장의 현실을 직시했다는 점이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재를 끌어모으는 미국과 달리 국내 인프라 환경과 처우가 열악하다고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부가 그동안 유럽연합(EU)을 쫓아 AI 규제에만 매몰됐던 점을 감안하면 AI 산업을 전폭적으로 진흥하겠다는 논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국내에서 보유한 AI컴퓨팅 자원이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기에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전체 엔비디아 최신 AI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보유량은 2000개에 불과하나 글로벌 빅테크인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5만 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3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했지만, AI 모델도 선도국인 미국 대비 1년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에 비해서도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 쏠림 현상 속에서 그마저 육성한 인재들은 해외로 빠져나가며 인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상위 20%의 AI 연구원을 한국이 배출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47%, 미국은 18%를 차지하고 있다. 박사급 AI 연구원의 초봉 역시 글로벌 빅테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 빅테크 초봉이 12억 원을 훌쩍 넘는 반면 우리나라 기업 연구원의 연봉은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현재 정보기술(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과 인재 육성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 산업 생태계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1세대 창업가들의 도전정신이 더해지면서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AI 시대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픈AI의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의 딥시크나 프랑스의 미스트랄 역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다시 한번 기술 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혁신 운동장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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