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반도체 특별법’…“골든타임 놓치면 미래 없다” [반도체 ‘린치핀’ 韓의 위기]

입력 2025-0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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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2-20 18:06)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정치권에 발목 잡힌 K-반도체
‘K칩스법’ 이달 본회의 통과 전망
업계 “세액공제 상향만으론 부족”
“반도체 특별법 서둘러 처리해야”
정치권 ‘52시간 예외’ 놓고 충돌
합의점 못찾고 수개월째 평행선

▲'반도체 특별법' 주요 내용 (이투데이DB)
▲'반도체 특별법' 주요 내용 (이투데이DB)

우리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바깥으로는 관세 위협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럴수록 기업을 지원하고 뒷받침해줘야 할 정치권은 좀처럼 협조를 해주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싸움이 치열해질수록 국회를 중심으로 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p) 상향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일명 ‘K칩스법’)이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달 중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기업들은 세액공제율 상향으로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목소리다. 활발한 투자뿐 아니라 R&D 연구원들의 효율적인 근로시간 확보와 반도체 산업 기반 시설 조성 등 넓은 지원이 필요한데, 수개월째 국회에서 논의만 진행 중일 뿐 별다른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손꼽아 기다리는 대표적인 법안은 ‘반도체 특별법’이다.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세부 내용에서 다르지만 △반도체 보조금 지원 △10년 단위의 세액공제와 공제율 상향 △R&D 인력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제외 △국가반도체위원회 설치기구 근거 등의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서 패키징 공정을 위해 기계로 실리콘 다이를 기판에 부착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공장에서 패키징 공정을 위해 기계로 실리콘 다이를 기판에 부착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당초 법안이 발의되던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여당이 아닌 야당에서 먼저 법안을 내놓으며 반도체 업계에서도 부푼 꿈이 나왔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 적용 제외’ 부분에서 여야가 좀처럼 뜻을 모으지 못하고 수개월째 논의는 공전 중이다.

반도체 업계는 R&D 인력을 주 52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시장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총 근로시간의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 전체 근로시간은 유지하되 업무량이 많고 바쁠 때 집중적으로 긴 시간 동안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근무 시간을 줄이는 식으로 탄력 있게 조절하자는 내용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가 흔들리면 우리나라 산업에 큰 타격인데, 이념 차이 때문에 ‘52시간 제외’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이 부분 때문에 전체 반도체 특별법이 발목 잡힌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미국과 중국이 위협하는 절체절명 상황에서 어떻게든 지원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52시간 규제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인력을 뽑으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R&D를 담당할 석·박사 출신들은 더 이상 기술과 과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모두 의대로 들어가는 바람에 인력도 없고, 그나마 능력 있는 이들은 이미 중국으로 팔려 갔다”며 “인력 수혈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가 기댈 곳은 ‘52시간 제외’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전문가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사는 나라인지에 대한 망각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예전에 잘해서 잘 나갔으니 우리가 다시 하면 잘할 것’이라는 현실을 모르는 인식 때문인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며 그 결과는 무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교수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지금의 위기와 기회를 놓치면 이후 미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우리나라 반도체가 호황기를 맞을 수 있었던 것은 과거부터 단단하게 다져온 기초와 이를 위한 노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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