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가 탄소 배출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정호성 수석연구원은 28일 '일본의 환경대국 진입을 가로막는 3대 복병'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의 녹색성장 정책이 추진력을 잃는 원인을 진단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우선 부처 간 대립과 산업계의 반발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경제산업성 주도로 '일본판 그린 뉴딜' 전략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처 이기주의가 노출됐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이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인 산업계의 입장에 치우치다 보니 환경단체 및 지자체 등과 의견 충돌을 빚고 환경성 등 관련 핵심 부처를 정책 수립에서 배제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잃고 말았다.
정 연구원은 "발전에서 송·배전까지 권역별로 독점한 기업들이 녹색 정책에 압력을 행사했다"며 "대기업도 핵심 기술을 독점해 신기술 개발 비용이 높아져 환경 관련 벤처 창업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해 관련 산업에서 유럽 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큰 성장세를 보이고 신흥국 대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일본이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녹색산업 정책은 관련 부처와 산업계 등의 의견 조율을 충분히 거쳐 신중히 결정하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며 "투자가 특정 산업에 치우치지 않도록 해 '녹색 버블'을 미리 방지하고 글로벌 환경 대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