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선호에 뛴 정비사업 단지 몸값… 공사비·분담금이 ‘복병’

입력 2025-0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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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높아지며 원도심 내 편리한 주거 인프라를 품고 있는 정비사업 단지의 인기가 높아졌다. 그러나 공사비 인상과 분담금 탓에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곳도 많아 우려를 사고 있다.

22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 경쟁률 상위 10곳 중 8곳이 정비사업 단지로 나타났다. 총 66곳, 2만5383가구를 모집한 정비사업 아파트에는 72만9763건의 1순위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8.75대 1에 달했다. 정비사업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는 208곳, 9만7269가구를 모집해 77만5,902건이 접수, 1순위 평균 경쟁률 7.98대 1로 정비사업 단지 대비 4분의 1에 그쳤다.

가격 상승률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지난해 재건축 단지의 3.3㎡당 매매가는 지난해 1월 대비 12월 7.51%(3940만 원→4236만 원) 올랐다. 같은 기간 일반 아파트는 절반가량 낮은 3.64%(1759만 원→1823만 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비사업 단지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자산가 계층에서도 선호하는 투자 자산으로 꼽힌다. 현재 재건축 추진 중인 아파트는 1970~90년대 준공된 아파트가 많아 입지가 양호하고 교통, 인프라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는 경우도 많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23차, 반포경남 통합 재건축)은 입주 1년 만인 지난해 8월 전용 84㎡가 60억 원(9층)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 기준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경남 창원시 ‘용지 더샵레이크파크’(용지주공1단지 재건축) 전용 84㎡는 이달 매매 10억500만 원(16층)에 손바뀜하며 같은 면적 기준 해당 자치구 최고가 단지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정비사업 투자 시 필요한 자본금이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다. 노후 주택을 매수해 정비사업 완료 시까지 기다리기 위해선 분담금 등을 낼 수 있는 경제적 여건과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해서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투자 가치가 높은 정비사업 대상 주택은 도심 내 위치해 선호도가 높고, 향후 가격 상승분이 현재 가격에 반영돼 주택 매입 자체에 돈이 많이 필요하다”며 “재건축 추진 이후 완공까지 8년 이상 걸리므로 투자 수익 실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비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일반분양 수입이 감소한 동시에 투입 비용은 늘어나며 사업이 지연되거나 심한 경우 중단되는 사업장도 발견된다.

GS건설은 최근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메이플자이’) 조합을 상대로 약 490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다. 조합원 1인당 1억5000만 원의 분담금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조합 측은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강서구 방화6구역 재개발 조합은 총회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결별을 결정했다. HDC현산과 2023년 계약 당시 공사비에서 15%를 인상하는 안건에 합의했으나, 지난해 재차 인상 요구에 나서자 조합원 반발이 커져서다.

업계에선 수입이 감소하고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비사업 사업성 악화는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고,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관련 갈등뿐 아니라 조합원 간 다툼이 발생한다”며 “이는 다시 사업 지연과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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