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고전압 미드니켈로 중저가 시장 공략
원통형·전고체 등 ‘게임체인저’ 개발도 속도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의 저가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 등 ‘삼중고’에 처한 국내 배터리 업계가 리튬인산철(LFP)과 원통형 배터리 등 제품 다각화를 통해 시장 주도권 회복에 나선다.
2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2024년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배터리 업체별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14%로, 전년(24%)보다 10%포인트(p) 하락했다.
빈자리는 중국 업체들이 장악했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닝더스다이(CATL)는 시장 점유율 41%로 독보적 1위를 기록했고, 비야디(BYD)가 15%로 뒤를 이었다. CALB·EVE·고션·신왕다 등 10위권 내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74%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이 싸고 열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LFP 배터리에 주력한다. 성능보단 안전성이 핵심인 ESS는 중국의 LFP 배터리가 장악한 지 오래다. 완성차 업체들은 캐즘 극복 전략으로 낮은 가격의 전기차를 내놓기 위해 저렴한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뒤늦게 LFP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남경 공장에 이어 올해 말부터 미국 공장에서 ESS용 LFP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폴란드 공장의 라인 전환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SK온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국내 기업들은 후발주자인 만큼 ‘기술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LFP 배터리에 망간 등 신규 소재를 추가하거나 하이니켈과 블렌딩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는 기술, 니켈 함량을 낮추고 전압을 높여(고전압 미드니켈)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술 등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저가 라인뿐만 아니라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46시리즈(지름 46㎜)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달 열리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46시리즈 라인업(4680·4695·46120)을 처음 공개한다.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 양산에 집중했던 SK온은 각형에 이어 이번 전시회에서 원통형 배터리 모형을 공개한다. SK온은 지난해 하반기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작년 말 고객사들과 샘플 평가를 진행하고, 다음 단계의 샘플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