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출점 보수적 제시
우량 점포 강화ㆍO4O 등
‘양보다 질’ 높이는 전략 제시

경기 불황에도 몸집을 키워온 편의점들이 지난해 수익성이 다소 악화하면서 올해에는 내실 다지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공격적으로 늘려온 신규 매장 수도 올해는 확장보단 숨 고르기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2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3사는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하며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했다. GS25는 지난해 매출이 8조6661억 원으로 전년보다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46억 원에 그쳐 10.9% 줄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이 8조6988억 원으로 전년보다 6.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6% 감소한 2516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 달 말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세븐일레븐은 1~3분기 누적 기준 지난해보다 매출은 6.3% 줄었고 영업손실은 528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신규 매장을 빠르게 늘리면서 편의점들은 코로나19 시기 직전까지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몸집은 꾸준히 꺼져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유통 매출 1위인 백화점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결국 벽을 넘진 못했다.
다만 수익성까지 매출 증가에 비례하진 않은 형국이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감소세거나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사실상 성장을 멈춘 모습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직후 온라인 쇼핑 증가와 함께 과열된 출점 경쟁이 독이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24까지 포함한 국내 4개 브랜드 편의점 점포 수는 5만4852개로, 2019년(4만2296개)보다 29.7% 증가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는 인구 950명당 1개꼴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쟁이 과열하면서 점포당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편의점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은 2022년 1억3380만 원에서 1억 3200만 원으로 180만 원(-1.3%) 감소했다.
이처럼 수익 성장이 가로막히면서 편의점 업계도 올해 출점 계획을 다소 보수적으로 잡는 분위기다. 점포 수로 따지면 업계 1~2위인 CU와 GS25는 매년 800~1000개씩 점포를 늘려왔지만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는 GS리테일이 500~600개, BGF리테일이 700개로 이전보다 수치를 낮췄다.
공격적 확장 대신 GS25의 경우 우량점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여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사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페이, 배달 기능을 강화하는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과 신선식품 강화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CU도 지난해 말 편의점 키워드로 ‘SMOOTH’를 제시하고 △우량 점포 개발ㆍ육성(Superior) △상품ㆍ서비스 차별화(Mega-hit) △고객 경험 최적화(Optimization) △해외 사업 확대(Outreach) △온·오프라인 전환(Transition) △공적 역할 강화(Hub)를 강조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새롭게 선보인 차세대 가맹 운영 모델 ‘뉴웨이브’를 확대하고 자체브랜드(PB) 세븐셀렉트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뉴웨이브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상품 구성을 재배치하고, 편안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를 적용한 차세대 편의점 모델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 글로벌 직소싱, 뷰티·패션 카테고리를 육성하는 한편, 앱 리뉴얼과 착한택배 론칭 등을 통해 O4O 생활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