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분간 “거대야당” 44번..."尹, 옥중메시지로 여론전 이어갈 듯"

입력 2025-02-2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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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헌법재판소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헌법재판소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최종 변론에서 12·3 계엄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며 탄핵심판을 마무리했다. A4용지 77장에 달하는 최후 진술서를 70분 가까이 읽어내려갔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의 폭거로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종 변론 이후에도 지지층 등을 결집하기 위한 옥중 메시지를 계속해서 발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 최후진술에 나섰다.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참석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A4용지 총 77장 분량으로 진술은 67분간 이어졌다. 헌재는 최종진술에 대한 시간제한을 두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면서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못하셨다. 지금도 어리둥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비상계엄은 12.3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며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변론했다. 통상적인 계엄에 선을 그으면서 계엄의 불가피성과 정당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편이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다.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내란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 역시 되풀이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다. 저 개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거센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거대 야당은 제가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한다.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이다. 정말 그런 생각이었다면, 고작 280명의 실무장도 하지 않은 병력만 투입하도록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병력 투입 시간이 불과 2시간도 안 되는데, 2시간짜리 내란이 있나"라고 강변했다.

야당에 대한 비판 공세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해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지령에 따라 총파업을 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이태원 참사 반정부 시위 등 활동을 펼쳤다.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해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겠다",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냈던 경험으로 대외관계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등 탄핵 기각에 대비한 국정운영 구상도 내놨다.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과' 없고, '거대야당' 44번... "尹, 옥중 메시지 이어갈 것"

이날 윤 대통령의 마지막 진술은 그간 담화 등을 통해 주장한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치권 안팎의 예상대로 계엄의 정당성, 내란 불성립을 호소하는 데에 집중됐다. 특히 의견진술의 대부분이 야당의 폭거와 이를 비판하는 내용에 할애됐다. 계엄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호소하겠다는 의미로 비춰진다. 과거 비상계엄 담화문 등을 통해 언급했던 '주권 침탈세력', '반국가세력', '산업스파이', '간첩' 등의 용어를 이번 최종진술에서도 재차 반복했다. 간첩은 총 25번, '거대야당'은 44번 등장했다. 다만 '사과'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최종진술을 직접 작성하며, 마지막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도 있다.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며 젊은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이날 최종 진술 이후에도 지속해서 옥중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지금 믿을 만한 곳은 여론밖에 없을 것"이라며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위해 싸울 것"으로 내다봤다. 메시지 발신의 통로는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파해왔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계속 방문하면서 옥중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같은 메시지는) 조기대선 정국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의 탄핵 선고는 3월 둘째 주가 유력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차례 변론 기일을 한 뒤 11일 만에 탄핵 인용 결정을 받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7차례 변론한 뒤 14일 만에 탄핵 기각 결정을 받았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윤 대통령 역시 이같은 전례를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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