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은 국내산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이 남성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있음을 인체적용시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나 밤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게 되는 야간뇨,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이 여럿 개발돼 있지만 한해 시장 매출액의 87%(367억 원)를 차지하는 원료인 쏘팔메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농진청은 수입 원료 대체와 국내 특용작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작물 탐색 과정에서 참당귀와 황기에 주목하고 두 복합물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경희대, 세브란스병원, 동탄성심병원, 산업체와 2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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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을 먹은 집단은 국제전립선증상점수 주요 증상 항목인 잔뇨감, 야간뇨 등이 유의적으로 개선됐다. 국제전립선증상점수 평가 설문지는 증상 관련 7문항, 삶의 질 측정 관련 1개 문항으로 구성되며 증상 관련 점수의 합(총점)이 높을수록 증세가 심함을 의미한다.
전립선증상점수를 보면 참당귀·황기 복합물 섭취 집단은 복용 전보다 점수가 26% 감소했지만,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증상점수 총점이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잔뇨감 점수는 참당귀·황기 복합물 섭취 집단에서 37%가 감소했지만, 가짜 약 집단은 오히려 9% 증가했다.
앞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도 참당귀·황기 복합물을 먹인 실험동물은 전립선 무게가 39% 줄었고, 전립선 성장 관련 인자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효과는 참당귀·황기 복합물이 5-알파 환원효소 활성을 억제한 데 따른 것이다. 5-알파 환원효소는 전립선 비대를 유발하는 호르몬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생성한다. 실제로 전립선 비대증 처방제 피나스테라이드도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당귀·황기 복합물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 건강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을 받았고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Phytotherapy Research)’에 실렸다.
농진청은 원천 기술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제품 생산에 앞서 원활한 원료 수급을 위해 기술이전 업체와 협력 중이며 이르면 올해 가을에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153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우리 참당귀·황기 복합물로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 생산 기반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국내산 약용작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은 수입 원료 대체 효과는 물론, 약용작물 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약용작물 기능성 소재 발굴과 원료 개발을 지속해 국민 건강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