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석 쿠팡Inc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이 26일(한국시간)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에서차세대 혁신은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테크기업으로의 진화와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김 의장은 “혁신의 문화가 수익 개선의 원동력”이라며 AI 접목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먼저 “지난해 풀필먼트(통합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해 16%가량 비용을 절감했다”면서 “그 핵심 동력으로 로보틱스(robotics)와 자동화(automation)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자동화 비율을 두 배로 끌어올려 직원의 업무 편의성은 물론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전체 인프라 중 고도로 자동화된 것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우린 이제 막 자동화의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과 주주를 위한 지속적인 가치를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의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한편 체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AI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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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년 실적에 대해서도 지속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9% 성장하는 호조 속에 사상 처음으로 40조 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외 사업이 골고루 고속 성장하는 흐름을 이어갔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의장은 "중요한 건 쿠팡의 성장 스토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매출은 4배 이상 증가, 한해 매출이 5조 원대를 육박하는 4조8808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 로켓배송의 지난해 4분기 순매출은 전분기(3분기) 대비 23% 성장하는 동시에 상당한 규모로 운영되는 등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였다"며 "성장의 대부분은 유기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는 우리가 구축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파페치에 대해서는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스토리"라며 "파페치는 인수 후 처음으로 지난 4분기 에비타(EBITDA: 연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흑자) 418억 원(3000만달 러)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지난해 1분기 411억 원, 2분기 424억 원에서 3분기 27억 원으로 크게 줄었고 4분기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전 분기당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넘는 파페치 손실은 현재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고, 규모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중요한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파페치는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매달 4900만 명의 방문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 고객 경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에 대해선 새벽·당일배송 확대와 상품군 다양화, 제주도 새벽배송 시작 등을 소개했다.
그는 "풀필먼트와 물류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상당한 변화를 시도했고, 4분기 당일 또는 새벽배송(자정 주문·오전 7시 도착)을 45% 가까이 늘릴 수 있었다"며 "당일 배송 주문 마감 시간도 2시간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 가전제품·가구·자동차 타이어 등 수천 개 품목에 대한 로켓설치 등 익일 로켓배송의 범위를 확대했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상품군도 30%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쿠팡은 올해 매출에 대해 지난해 4분기(원화 기준) 수준인 20% 성장을 전망했다. 올 1분기도 약 20% 성장(원화 기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 "성장 사업의 경우 올해 6억5000만 달러~7억5000만 달러(약 1조 원) 수준의 조정 에비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쿠팡Inc 성장 사업의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은 8606억 원(6억3100만 달러)"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장은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혁신, 통제된 운영 방식과 장기적 안목으로 거대한 기회에 지속해서 투자해 나갈 것"이라며 자동화 기술 활용,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마진을 늘린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또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데 통제된 자본 배분과 운영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