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 대상 무료 예방접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요구가 높다. 고령층은 질병에 걸리면 중증으로 이환할 위험이 커, 국가예방접종(NIP)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을 차단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꼽혔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개최된 ‘초고령사회, 국가예방접종 바람직한 방향은?’ 정책토론회에서 노년내과,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노인 대상 예방접종을 확대해 입원과 사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NIP를 통해 연령대별로 국민에게 무료로 예방접종을 지원한다. 영유아와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총 19개의 백신이 지원되지만, 65세 이상 대상 지원은 독감과 폐렴구균 23가 다당류 백신 등 2개뿐이다.
65세 이상 대상에 추가 지원이 필요한 백신으로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혼합 백신 △PVC폐렴구균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회에서는 대상포진 백신 NIP 추가 방안이 논의됐지만, 예산 확보 문제로 차질을 빚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 정보에 따르면 현재 대상포진 백신 비용은 2회 접종을 완료하면 약 40만 원이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건강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금주와 금연만큼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2.5세, 기대수명은 83.5세로 조사됐다. 일생의 마지막 11년은 질병이나 사고로 건강을 잃은 채 보내게 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고령층은 면역이 떨어지고, 특히 폐포 크기가 감소해 폐렴 병원균이 오래 머물러 폐렴에 더욱 쉽게 걸리고, 증상이 치명적이다”라며 “또한 무기력, 식사량 감소 등의 증상은 노인에게서 나타나도 질병 감염을 의심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70대 후반~80대 초반부터는 건강 이벤트가 생겨도 회복이 어려워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여생을 보내게 될 위험이 크다”라며 “특히 노인은 1~2주만 입원해 누워있어도 3분의 1가량 신체 기능이 떨어져, 질병이 나아도 집이 아닌 요양병원과 요양원으로 가게 된다”라고 우려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NIP 지원 방식과 목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사람 간 질병 전파를 예방하고, 공동체의 집단면역을 통한 위해 차단 목적이 NIP의 핵심인데, 성인 예방접종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개인의 건강을 보호하고 질병 위험을 낮추는 의미가 크다”라며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고 있고, 사회적인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 목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예방접종 비용을 개인이 모두 부담하거나, NIP 지원을 통해 전혀 부담하지 않는 두 경우만 존재하는 현행 제도의 지원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걸리지도 않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쉽지 않은 이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비용이 백신 접근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