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미국 ‘광물협정’, 빠르면 28일 서명…“트럼프식 보호 협박 외교”

트럼프 “협상 마무리 단계…1조 달러 규모 빅딜”
5000억 달러 요구 제외…미국 안보 보장도 빠져
“트럼프 거래 외교 크게 확대…마피아 두목 같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광물협정 협상이 타결돼 양국 정상이 이번 주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골적으로 동맹국에 안보 지원의 대가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은 미국 내에서조차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희토류 등 우크라이나 광물 자원을 공동 개발하는 조건에 합의했으며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만나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을 확정한 듯 “나는 그가 28일에 온다고 들었다”며 “그가 원한다면 나는 물론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매우 큰 거래로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종 합의안은 우크라이나 국유 천연자원에서 얻은 수입의 50%를 관리할 공동기금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미 우크라이나 재정을 지탱해 온 석유·가스 대기업인 국영 나프토가스 등 기존 사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지분 규모와 공동 소유권 거래 조건과 같은 세부사항은 후속 협상에서 구체화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희토류와 흑연, 티타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초안에서 미국이 군사 원조에 대한 대가로 요구했던 5000억 달러 조항을 철회하면서 성사됐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미국의 안보 지원 약속은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합의를 ‘보장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보는 반면, 미국 측은 양국의 경제적 연계가 사실상 안보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외교 협상은 미국 내에서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NYT는 “광물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거래적 접근 방식이 크게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한때 세계의 경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갈취하는 마피아 두목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컬럼비아대학의 정치학자이자 평화협정 전문가인 버지니아 페이지 포트나는 “조폭의 ‘보호비 갈취’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의해 광물협정이 체결된다고 해도 전략물자인 희토류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우크라이나에는 10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광물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적으로 수익성이 있다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주요 희토류 광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크라이나에 경제적으로 수익성 있는 희토류 광산이 존재한다 해도 미국과 유럽은 희토류 정제를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