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중확대 1위 팔란티어
평가액 6억→4억弗 감소 추정
보유액 2위 엔비디아는 64억→58억달러
투자 늘렸는데 …美증시 조정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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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주요 기술주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수익률이 크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주는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서다.
26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현황 보고서(13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팔란티어)를 총 494만3328주 보유했다. 이 기간 194만3411주를 추가 매입한 결과다. 이에 팔란티어가 국민연금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분기 0.11%에서 0.35%로 늘어났다. 4분기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내에서 4번째로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문제는 최근 팔란티어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최근 5거래일 동안 30% 가까이 하락해서다. 팔란티어는 18일 사상 처음 12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 했지만, 현재는 80달러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미국 국방부가 예산 삭감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미국 정부발(發) 매출 비중이 큰 팔란티어의 주가는 하루에 10%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에 국민연금의 팔란티어 주식 평가액은 6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현재는 4억 달러대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국민연금이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브로드컴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국민연금은 브로드컴을 32만400주를 추가로 사들여 총 859만3557주를 보유했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직전 분기(1.38%)보다 크게 늘어난 1.89%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브로드컴은 13% 가까이 하락했다.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와 함께 일명 ‘배트맨(BATMMAAN)’으로 분류돼, 미국 증시 주도주로 손꼽히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에 국민연금의 브로드컴 주식평가액도 연초 19억9353만 달러에서 현재 17억 달러대로 주저앉았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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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MMAAN에 포함된 종목은 대다수 국민연금이 4분기에 비중을 줄였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 2위를 기록 중인 엔비디아는 주식평가액이 연초 63억6563만 달러에 달했으나, 현재는 58억 원대로 감소했다. 딥시크 여파 등으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은 영향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25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도 3%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이 외 국민연금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평가액은 연초 54억9186만 달러에서 52억2053만 달러로, 테슬라 주식평가액은 19억6006억 달러에서 15억6482달러로, 알파벳 Class A(구글) 주식평가액도 21억1339만 달러에서 19억5709만 달러로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올해 해외주식 비중을 기존 33.0%에서 35.9%로 늘리기로 한 가운데 미국 증시가 올해 경기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조정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기술주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설 수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 마이크론 실적 정도를 제외하면 3월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의 공백기”라며 “3월 중 실적 모멘텀이 반격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