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한 개에 1200원…미국 정부 10억 달러 긴급자금 투입

12개 기준 달걀 가격 4년 만에 237%↑
달걀 한 개에 우리 돈 1200원 넘어서
빵 가격 상승 이어 전체 먹거리에 영향
조류 인플루엔자 연구 등 10억 달러 투입

▲미국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달걀(12개 기준) 소비자가격은 9.5달러 수준이다. 달걀 1개의 가격이 우리 돈 1200원을 넘는 곳도 있다. 미국 농무부는 "달걀에서 시작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10억 달러를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출처 월마트닷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달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긴급자금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투입한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퇴치를 비롯해 달걀 수입 등에 정책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값된 달걀이 빵 가격을 부추겼고, 이는 곧 전체 물가 상승까지 부추긴 탓이다.

26일(현지시간)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달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10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롤린스 장관은 “12개 들이 달걀 한 판 평균 도매가격은 2021년 1월의 1.47달러에서 4년 만인 지난달 4.95달러까지 237%나 폭등했다”며 “최종 소비자가 사는 단가는 최고 10달러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달걀 한 개에 우리나라 돈으로 1200원이 넘는다.

지난 2년 사이 미국 양계농가 곳곳에 AI 피해가 확산했다. 가금류 농가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작년 하반기 달걀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유세 당시 조 바이든 전 정부에서 두드러진 고물가(인플레이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자신이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달걀 가격이 크게 뛰면서 트럼프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줬고,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6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곧 AI 대응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롤린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AI 퇴치를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농무부가 AI 퇴치를 위한 5가지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먼저 가금류 농장마다 정부의 ‘야생동물 생물보안 평가 기준’을 이행할 수 있도록 총 5억 달러를 지원한다.

AI 탓에 닭을 살처분한 농가는 농장 정비와 양계사업 재추진을 지원한다. 여기에 4억 달러를 쓴다. 이밖에 AI 백신과 치료제 연구에도 최대 1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농무부는 밝혔다.

당장 급한 달걀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달걀을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롤린스 장관은 “하루아침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향후 3∼6개월 이내에 달걀 시장의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12일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전월 대비 15.2% 급등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53%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