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과 보조금 불확실성, 중국 등 글로벌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탄소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분산형 전원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2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제4차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과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무탄소 전력 공급과 분산 전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높은 전력 의존도로 인해 전력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해당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74%가 전력 사용에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전력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에너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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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 신규 투자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송전망 적기 건설뿐만 아니라 분산형 전원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분산형 전원은 기존의 중앙집중형 발전 방식과 달리 전력을 소비하는 지역 근처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태양광, 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중 18%를 차지하는 공정가스에 대한 대체가스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도체 식각·증착·세정공정에서 사용하는 특수가스로는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 등이 있다. 이들 가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적게는 140배에서 최대 2만3900배나 더 강력하다.
업계에서는 업종 규제보다는 정부의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탄소중립 핵심은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대체 가스를 연구·개발(R&D)하는 것”이라며 “대체가스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강 산업정책관은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산업의 비용효율적 탄소중립을 위해 무탄소에너지(CFE) 글로벌 작업반을 구성해 ‘CFE 인증기준’을 마련하고, 온실효과가 높은 공정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가스 개발과 실증, 상용화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