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하락에…비트코인 시총 글로벌 11위까지 추락

입력 2025-02-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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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글로벌 자산 순위, 7위→11위로 추락
美, 하락장 주도…현물 ETF선 역대 최대 순유출
비트코인 바닥 분석 엇갈려…“공격적 투자 지양”

▲27일 인피니트 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의 글로벌 자산 시총 순위는 11위로, 지난달 말 7위에서 4계단 하락했다. (출처=인피니트 마켓캡)
▲27일 인피니트 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의 글로벌 자산 시총 순위는 11위로, 지난달 말 7위에서 4계단 하락했다. (출처=인피니트 마켓캡)

한때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순위 7위까지 올라갔던 비트코인이 11위까지 추락했다. 상승세를 주도했던 미국이 관세 정책,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이유로 하락세를 주도하면서다. 분석가들 사이에는 현재가 비트코인의 바닥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27일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580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출처=코인마켓캡)
▲27일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580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출처=코인마켓캡)

27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 기준 오후 3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1.46% 하락한 8만580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새벽 한때는 8만3000달러 선이 붕괴되며 8만2242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25일 9만 달러가 붕괴한 이후 이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10만9000달러를 상회하며,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순위 7위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기준 11위까지 밀려났다.

미국이 하락 주도

전날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코인베이스 고래들이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며 “7일 동안 (코인베이스) 현물 거래량 점유율이 30% 이상 증가했고,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코인베이스프리미엄은 26일 기준 –138.31을 나타내고 있다. 코인베이스프리미엄은 코인베이스 프로 코인 가격에서 바이낸스에서의 코인 가격을 뺀 값으로, 일반적으로 지표가 음수라는 것은 미국 내 수요가 줄었음을 시사한다.

▲파사이드 인베스터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7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다. (출처=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
▲파사이드 인베스터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7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다. (출처=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도세도 점차 강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7거래일 동안 순유출이 발생했고, 특히 25일(현지시간)에는 11억3890억 달러어치 자금이 ETF에서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미국 내 비트코인 수요감소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 전쟁 등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가시화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며 위험자산 전반이 하락했으나, 특히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급락 역시 한 달간 유보됐던 멕시코, 캐나다 관세를 다음 달 4일(현지시간) 예정대로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촉발한 바 있다.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집권 2기 첫 각료회의 이후 멕시코·캐나다 관세는 4월 2일로 한 차례 더 연기되며 우려가 진정되는 듯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25% 관세를 곧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새벽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글로벌 3위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비트(Bybit)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이더리움 해킹 사태 발생하며 전반적인 가상자산 투심이 위축된 것도 영향을 줬다.

엇갈리는 전망

다만, 이번이 비트코인의 저점인지 대한 평가는 분석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줄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수석 분석가는 “지금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이라고 섣불리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측정하는 여러 지표가 모두 하락 중이고, 이 상황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MVRV(실현가치대비시장가치) 지표를 보면 1년 평균선보다 낮은 값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MVRV는 간단하지만,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반면, 크립토 댄(Crypto Dan)과 연세덴트(Yonsei_dent) 등 다른 크립토퀀트 분석가들은 단기투자자의 SOPR(보유기간 대비 수익률)이 급락한 것을 토대로 단기 반등이 나올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세덴트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최근 단기보유자 SOPR이 과도하게 하락했고, 과거 8번의 비슷한 사례에서 단기 반등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출처=크립토퀀트)
▲연세덴트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최근 단기보유자 SOPR이 과도하게 하락했고, 과거 8번의 비슷한 사례에서 단기 반등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출처=크립토퀀트)

연세덴트 분석가는 단기보유자 SOPR과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를 제시하며 “붉은 원으로 표시된 구간들은 2022년 하락장 이후 현재와 유사한 수준으로 밴드 하단을 이탈했던 시점을 나타낸다”면서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과도한 하락이 발생했던 지난 8번의 사례에서 모두 단기적인 반등이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락 후 최소 +8%에서 최대 +42% 의 회복세가 확인되었으며, 2022년 하락장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반복됐다”면서 “현재 단기 SOPR이 다시 한번 극단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단기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크립토 댄 분석가 역시 “최근 조정에서 단기 SOPR은 2024년 5월 초, 7월 초의 조정만큼 하락했다”면서 “시장참여자들에게 충분한 공포를 주며 패닉셀도 만들어 냈기 때문에, 3월 초에는 반등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반등의 크기가 얼마나 강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라면서도 “다만, 시장이 상승사이클의 후반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커져 있는 상황이라 공격적인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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